2024년 12월 22일(일)

"통닭 배달 5천원인데 사람은 3천800원?" 택시기사들 뿔났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서울시, 내년 택시 기본요금 1천 원 인상 추진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서울시가 내년 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택시 업계에선 '통닭 배달비'와 비교하며 요금을 더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5일 서울시는 관악구 서울시교통문화교육원에서 '심야 승차난 해소를 위한 택시요금정책 개선 공청회'를 개최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교통문화교육원에서 열린 심야 승차난 해소를 위한 택시요금 정책 개선 공청회 / 뉴스1


"죽은 통닭만도 못해...돈이 안 되니 기사들 다 나간다"


공청회는 택시 부족 현상 및 택시 요금 조정안에 대해 택시업계 종사자와 시민, 전문가 등의 의견 교환을 위한 자리였다. 


이날 메트로신문 보도에 따르면 공청회에 참석한 택시기사 A씨는 "배달비가 4,500원인데 택시비가 3,800원이다. 배달료보다 택시 요금이 적다"고 토로했다. 


그는 "택시가 돈이 안 되니까 기사들이 다 나간다"면서 "통닭 배달이 1.5㎞에 4,500원이다. 주말이면 500원, 비가 오면 1천 원 할증한다. 산 사람을 운송하는 데 2㎞에 3,800원이다. 죽은 통닭만도 못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서울시가 내놓은 인상안에 따르면 택시 기본요금은 기존 3,800원에서 내년 4,800원으로 인상된다. 


기본 거리는 기존 2㎞에서 1.6㎞로 줄어들고 시간 요금도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조정된다. 


자정부터 익일 오전 4시까지였던 심야 할증 시간은 연말부터 밤 10시부터 익일 오전 4시까지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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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 "기본요금은 6,000원~7,000원까지 적절"


택시업계에서는 요금 인상 폭이 더 커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송임봉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2016년 대비 법인 기사들이 43% 줄었다"면서 "택배, 배달 업종으로 간 택시 기사분들이 다시 돌아오려면 운송원가를 반영한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송 전무는 "기본요금은 6,000원~7,000원까지 적절하다"면서 "대중교통이 아닌 택시를 대중교통화시키는 이런 요금 정책은 적절하지 않다. 이렇게 돈 1천 원 올리는 데 힘들게 올려서야 되겠나, 물가 연동제나 상하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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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185만 원에 연장과 야간 수당을 합하면 월 200만 원이 넘어야 하는데 최근 입수한 어느 법인 택시 종사자의 급여 명세서를 보면 실제 지급 총액이 147만 원 정도"라며 "많은 사업장에서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추론된다"고 했다. 


안 연구위원은 "2020~2021년 운수종사자 유출 규모를 감안할 때 보유비와 가동비 등 택시운송원가가 대당 30%, 인당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요금 인상 수준이 운송원가의 50~60%를 차지하는 인건비의 증가 추세에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입금 전액관리제와 월급제의 정착을 위해 전반적 수준에서의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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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인상폭·속도 합의 필요성 대두 


엄명숙 서울소비자모임 대표는 "물가와 최저임금을 보장한 선에서 요금은 당연히 올라야 하지만 요금체계 개선으로 심야 승차난 해소가 충분히 될 것인가, 이런 점에서는 요금 체계가 하나의 요인이지 전체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엄 대표는 "기본요금도 올리고 거리도 줄이고 그렇게 되면 2월 이후 요금이 굉장히 높아질 것"이라며 요금 인상 폭과 속도 등에 대해 합의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