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4일(화)

강남 폭우 당시 퇴근했다가 욕먹은 尹 대통령, 이번 힌남노때는 '이런 결정' 내렸습니다

지난 5일 제11호 태풍 힌남노와 관련해 대응태세 점검하는 윤 대통령 / 대통령실


힌남노 대비에 비상근무 돌입한 윤 대통령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제11호 태풍 '힌남노' 대비를 위해 사저로 퇴근하지 않고 용산 대통령실에 머물렀다.


지난 5일 김은혜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오늘(5일)과 내일(6일) 용산 대통령실에 머물면서 힌남노 관련 종합상황을 보고 받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실도 역대급 자연 재난 상황에 대한 선제적 대처를 위해 24시간 비상근무를 시행중"이라며 "행정안전부와 기상청 등 관계부처, 지자체 등과 상황을 공유하며 필요한 지원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용산 대통령실에 출근하는 윤 대통령 / 뉴시스


윤 대통령은 주례회동을 함께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없게 해야 한다"며 "위험지역의 안전조치에 철저히 대응해달라"고 재차 지시했다.


지난 5일 출근길에 청록색 민방위복에 네이비 톤의 바지를 입고 등장한 윤 대통령은 "정부는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며 "상황이 상황인 만큼 힌남노 관련 질문만 좀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윤 대통령 / 뉴시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수면 관련 준비가 됐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바지가 달라졌던데 단단히 준비하고 온 것 같다"고 답했다. '간이침대에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느냐'는 질문에는 "그거까진 제가 알아보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집중호우를 반면교사 삼았느냐'는 질문에는 "긴급한 위험이 처했을 때 국민 곁에 서 있어야 하는 공직자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지금은 길게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없을 정도로 태풍이 근접해있다"고 답했다.


지난 8월 수도권에 쏟아진 폭우로 침수된 강남 도로 일대 / 뉴시스


지난 수도권 집중호우 반면교사?...잠 못드는 밤 보낸 컨트롤타워


윤 대통령의 철야 대기는 지난 5월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8월 수도권 집중호우 때 대통령실이 재난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감안해 적극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비상근무를 하지 않고 퇴근한 일과 자택에서 전화로 지휘한 것 등을 두고 비판이 컸다.


대통령 비서실 직원들은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며 대비태세를 유지했다. 수석비서관들 사무실에는 간이침대까지 들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잠 못 드는 밤'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제11호 태풍 힌남노 경로 / 기상청


힌남노 영향권 지역에 피해 속출


기상청은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6일 오전 4시 50분께 경남 거제시 부근으로 국내에 상륙해 오전 7시 10분께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이때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55hPa(헥토파스칼)과 40m/s(시속 144㎞)로 강도는 '강'이었다. 태풍이 중위도까지 올라와 상륙까지 한 뒤에도 이 정도 세력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편 태풍이 지난 부산에는 1만 1천여 가구가 정전이 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도로·차량 침수, 교통 신호기·변압기 고장 등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6일 태풍 힌남노 여파로 넘어진 부산 아파트 단지 내 가로수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