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에서 한국 기업 제외
[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현대기아차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지난달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IRA는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금 공제를 제공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대상을 북미산 전기차로 한정해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기업은 수혜를 받지 못한다.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 순위 2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타던 현대차, 기아의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포드와 BMW 등 20개 모델은 IRA 보조금 지급 조건에 부합해 가격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을 지닌다.
실제로 미국 현지에서도 "모든 조건이 똑같은 상황이라면 약 1000만원이 저렴한 다른 모델을 알아볼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00억 달러 투자 계획 밝혔던 현대자동차
3개월 전 미국에 1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현대차는 실망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현대차는 55억달러를 들여 조지아에 전기차 공장을 세우는 등 미국에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대차의 결정에 감사하며 "실망시키지 않겠다"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이번 보조금 지급에서 현대차가 제외되면서 일각에서는 뒤통수를 맞았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조지아 전기차 공장 착공을 올해로 앞당기는 것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까지 총력전...하지만 법 개정 어려워
한국 정부 대표단 역시 미국을 방문해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측의 우려를 전달했다.
대표단은 현대차 미국 공장이 완공되는 2025년까지 법 적용을 유예하고, 최종 조립국 기준을 북미뿐 아니라 한국 등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파트너까지 포함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율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당장 법 개정까지는 어려울 거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