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오빠 위해 먼 미래 내다보는 여동생의 '꿈'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아픈 가족이 많은 탓에 누구보다 빨리 철이 든 소녀가 있다.
3일 오후 6시 KBS1 '동행'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정은경(19) 양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은경이는 누구보다 바쁘게 사는 소녀다. 공부만 열심히 하면 대학에 보내주겠다는 아빠의 약속을 믿고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쌓았다.
하지만 집안 형편은 은경이의 사립 대학교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은경이는 아빠의 고민을 알고 집 근처 국립대 간호학과에 진학해 아빠의 짐을 덜어주기로 했다.
은경이는 공부를 하면서도 중증 자폐증과 지적장애가 있는 오빠 현준(20)을 돌봤다.
최근엔 직접 대학교 원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
은경이의 꿈은 오직 성공하는 것이다. "우리 집의 희망이 나인 거 같다"고 말하는 은경이는 반드시 성공해서 가족에게 행복한 삶을 안겨주고 싶다.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데도 쉽게 나아지지 않는 형편
은경이네 아버지 정홍기(55) 씨는 이른 아침마다 공공 화장실을 다니며 청소 일을 한다.
현준이가 몸은 건장한 청년으로 자랐지만 포크질도 제대로 못 하고, 화장실도 함께 가줘야 하기 때문에 홍기 씨는 아들을 계속 데리고 다닌다.
홍기 씨는 현준이를 챙기느라 일반적인 직장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병원 갈 일이며 조퇴하는 날이 더 많은 현준이 때문에 홍기 씨는 늘 대기해야 했고, 정기적인 일을 할 수 없어 가정 형편은 더욱 기울었다.
현재도 수도 배관이 터져 물을 받았다 길어 써야 할 정도로 노후화 된 집에서 살아가고 있다.
홍기 씨는 현준이가 잠든 새벽 3시면 거리를 누비며 폐지도 줍는다.
은경이에게 집 근처에 있는 국립 대학교만큼은 꼭 보내주고 싶기 때문이다. 홍기 씨는 가진 것 없는 자기 때문에 딸이 꿈을 이루지 못할까 봐 늘 가슴 졸인다.
그저 작은 행복을 바라는 은경이네 가족
안타깝게도 은경이네 어머니 또한 많이 아픈 상황이다.
어머니 복심(49) 씨는 지적장애 3급이 있다. 아픈 어머니는 생활비를 보태려 아파트 청소 일을 하고 있지만 현실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은경이네 가족의 모습은 이날 오후 6시 '동행'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