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판매되지 않는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지난달 미국에서 2,899대 판매되며 131.5% 급증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현대차의 지난달 미국 내 완성차 판매량이 1년 전보다 두 자릿수 이상 늘어난 가운데 국내에는 판매되지 않는 픽업트럭 모델인 '싼타크루즈' 디자인을 본 차주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싼타크루즈의 지난달 미국 내 판매량은 2,899대로 전년 동월 대비 131.5% 급증하며 실적 호조에 일조했다.
싼타크루즈는 현대에서 출시한 픽업트럭으로 전장 4970mm, 전폭 1905mm, 전고 1694mm의 크기를 갖췄다.
싼타크루즈, SUV '투싼'과 비슷한 앞 모습으로 친숙한 느낌 자아내
싼타크루즈는 지난 2015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당시 현대차는 지난 1977년 포니 픽업트럭 이후 38년 만에 선보인 픽업트럭이다.
싼타크루즈의 앞 모습만 놓고 보면 왠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이 든다. 해당 차량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과 비슷한 결의 디자인 언어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등으로 싼타크루즈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차량을 찾기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 규모가 신차 투입에 따른 비용과 노력을 감수할 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에서 차박 등이 인기를 끌며 넓은 적재 공간을 갖추면서도 험로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픽업트럭의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1만 7,5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7% 늘었다.
하지만 현대차가 국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거나, 하다못해 절반 수준의 점유율이라도 가져간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차량을 국내에 출시할지 아직까지 미지수다.
한편 싼타크루즈를 포함해 현대·기아의 지난달 미국 내 완성차 판매량이 1년 전보다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현지에서 경쟁하는 도요타·혼다 등 주요 일본 메이커의 판매가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2일 현대·기아 현지법인 발표와 외신 등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미국에서 총 6만 9,437대(제네시스 5,102대 포함)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3.5% 늘어난 실적으로 올 들어 월간 기준 최대치, 역대 8월 판매량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이다.
기아는 같은 기간 22.4% 늘어난 6만 6,089대를 판매했다. 마찬가지로 역대 8월 판매량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이다.
기아는 특히 스포티지나 쏘렌토, 텔루라이드 등 SUV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고르게 늘었다.
현대·기아의 합산 판매량은 13만 5,52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 늘었다. 눈에 띄는 건 이날 함께 실적을 공개한 일본 완성차 회사의 실적이다.
실적 호조에도 밝지 못한 현대·기아 미국 차량 판매 전망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대·기아와 5위 다툼을 했던 혼다는 같은 기간 40% 가까이 줄어든 7만 1,461대를 파는 데 그쳤다.
특히 현지 1위 메이커 도요타는 같은 기간 10%가량 감소한 16만 9,62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다만 현대·기아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현지에서 인플레감축법 시행 후 계약한 현대차와 기아의 친환경차에 대해서는 최대 7,500달러 규모 세액공제가 제공되지 않는다.
현대·기아는 현재 현지에서 생산하는 친환경 차종이 없는 만큼 올 연말께나 내년 초부터 일부 SUV 차종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