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코인 폭락해 인생 끝내려 합니다" 이재용도 걱정하게 만든 신입사원...삼성의 대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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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올해 주식과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고 금리는 급등하는 등 개인 도산 문제가 심각해지자 삼성전자가 발 벗고 나섰다.


하지만 '코밍아웃'을 두려워하는 사원들은 낙인이 찍힐까 두려워하며 도움받기를 주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 26일 서울경제에 따르면 '빚투' 청년층의 잠적·퇴사가 잇따르자 많은 기업들이 직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청년층 직원들의 잦은 이직 때문에 인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기업들은 업무 공백을 막으려 직원들의 도산 처리를 돕기 시작했다.


법조계는 올해 초 삼성그룹이 대행사를 통해 국내 한 대형 로펌과 업무협약을 맺고 계열사 직원들의 도산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가 개인회생이나 파산 희망 수요를 조사한 뒤 로펌에 희망자를 소개하면 로펌이 해당 직원의 도산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회사가 파산관재인 선임 비용, 변호사 수임료 등 도산 처리 비용 일부 부담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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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자 회생 및 파산 관련 법률에 따라 재산보다 빚이 많아서 파탄에 직면한 채무자는 법원에 '회생·파산 신청'을 통해 빚 일부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일정 소득이 있고 갚을 여력이 있으면 회생, 그렇지 않으면 파산을 선택한다.


만일 파산을 할 경우 공무원 등 직업상 제약이 생기고 신용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파산을 선택하는 이보다 회생 신청자가 두 배 더 높다.


회생의 경우 채무자 청산가치(재산 처분액)보다 3~5년간 돈을 벌어 갚을 수 있는 금액이 더 많아야 한다.


과거에는 무리하게 개인사업을 벌이거나 도박에 손을 대지 않는 이상 주변에서 회생·파산에 이르는 직장인이 드물고, 회사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기에 법조계는 기업이 대형 로펌과 제휴까지 맺어 직원 도산 문제를 돕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에서 이러한 사내 복지 제도를 도입한 것은 주식·코인에 손을 댔다가 빚더미를 떠안은 젊은 사원들이 증가하고 기업의 인력 관리 고민이 더 깊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코밍아웃(코인+커밍아웃)'을 하면 회사 내에 골칫덩어리로 낙인찍힐 것이 두려워 실제 신청자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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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7월 기준 4만 9367건으로 전년 동기(4만 7468건) 대비 약 2000건 증가했다.


특히 서울 회생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 중 20·30세대 비율은 2020년 42.5%에 그쳤지만 지난 달에는 이 비율이 54% (20대 21%, 30대 33%)로 치솟았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기준 암호화폐 투자자 중 20·30세대 비율이 55%에 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법무법인 광장에서 도산 사건을 맡고 있는 홍석표 변호사는 "기업들이 직원 도산 문제로 상담을 의뢰하는 사례가 최근 두 배가량 늘었다"면서 "높은 연봉을 받는 대형은행에서조차 직원 도산을 걱정할 만큼 기업마다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