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90년 전 일제가 끊어놓은 '창경궁-종묘' 길 연결...22일 시민들에게 개방

서울시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한반도를 삼켰던 일본제국이 우리 조상들의 정신을 끊어놓기 위해 갈라놨던 '창경궁-종묘' 길이 다시 이어졌다.


국내 최초로 등재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정상'을 되찾음에 따라 그 문화적 가치 또한 한 단계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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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월요일 서울시는 90년 만에 숨결을 이어붙인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의 결과물을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종묘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위패)를 모신 왕가의 사당이다. 원래 창경궁과 담장을 사이에 두고 하나의 숲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1932년 일제가 '종묘관통도로'(현 율곡로)를 개설하면서 창경궁과 종묘는 갈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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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는 이 과정에서 임금이 비공식적으로 종묘를 방문할 때 이용했던 북신문도 없애버렸다.


이 점을 안타깝게 여긴 서울시는 우리 조상들의 본래 뜻을 후손들에게 알리기 위해 세 가지를 중점으로 이 사업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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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일제가 허문 궁궐담장(503m)을 선형 그대로 복원했다. 그다음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약 8,000㎡의 녹지대로 연결했다. 마지막으로 담장을 따라 창경궁을 바라볼 수 있는 궁궐담장길(340m) 조성에 힘썼다.


창경궁과 종묘를 단절시켰던 율곡로는 지화화됐다. 그 위에 축구장보다 넓은 녹지(약 8,000㎡)가 만들어졌다. 참나무류와 소나무, 귀룽나무, 국수나무, 진달래 등 760그루가 심어지며 다층구조의 자연스러운 숲으로 재탄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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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과 종묘 사이 궁궐담장(503m)과 북신문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복원됐다. 


북신문은 조선의 임금들이 행차했던 공간으로 종묘의궤, 승정원일기 등 문헌을 통해 규모와 형태가 가장 유사한 창경궁의 동문(東門)인 월근문(月覲門)을 참고해 복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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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조선왕실의 발자취를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길이 340m, 폭 3m의 '궁궐담장길(돈화문~원남동사거리)'도 새로 생겼다. 원남동사거리에는 산책로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도 설치해 접근성·이용편리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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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우리 조상들의 얼이 깃든 이 공간은 시민들의 것이 된다.


'창경궁-종묘' 길 복원은 섬처럼 분리돼버린 종묘를 선조들이 뜻했던 공간으로 되돌려, 국가 상징물의 역사적·전통적 가치를 회복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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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종묘 역사 복원이 완성됨에 따라 서울 도심이 역사·문화·예술·녹지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거듭나는 데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당분간 궁궐담장길에서 종묘와 창경궁으로 출입하는 것은 아직까지 개방되지 않았으며, 추후 관람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