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A씨는 무더운 여름날 영양 보충을 위해 동네 보쌈집에서 가장 큰 사이즈의 보쌈을 포장 주문했다.
3만 6천 원짜리 보쌈에는 그릇을 빼곡하게 채운 돼지고기 외에도 막국수, 백김치, 무말랭이, 새우젓, 마늘, 쌈 채소 등이 가득했다.
지난 30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포장 주문으로 구매한 보쌈 사진을 올렸다.
그는 "바비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고기 양이 결코 적지 않았다"며 만족해하며 "막국수는 주는 줄 모르고 있었는데 막상 포함된 걸 보니 뭔가 땡잡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최근 보쌈을 자주 배달시켜 먹는다. 치킨 값이 크게 오른 탓에 족발과 보쌈이 상대적으로 덜 비싸게 느껴진다는 이유다.
A씨는 "치킨보다 보쌈이 조금 더 비싸긴 하지만 이런저런 비교우위 요소를 생각하다 보니 합리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가 보쌈 비주얼을 치킨 가격과 비교한 것에 대해 누리꾼들은 "거품이다"와 "혜자다"로 의견이 나뉘었다. "거품"이라 말한 누리꾼들은 "치킨 먹는 게 훨씬 이득이겠는데"라는 반응이었다.
이들은 "족발과 보쌈은 대표적으로 가격이 부풀려진 음식이다"라며 "포장 주문을 할 거면 시장 통닭이나 포장 할인하는 치킨집에서 두 마리, 혹은 세 마리 사는 게 훨씬 저렴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치킨이라면 보쌈이 낫겠지만 동네 치킨집에 중저가 치킨을 가격이나 양이나 무조건 낫다"고 했다.
"혜자다"라고 말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우리 동네에서 저만큼 주문하면 5만 원은 나왔던 것 같은데", "엄청 푸짐해 보이네요", "저게 3만 6천 원이면 괜찮은 구성 아니냐" 등의 의견을 보였다.
이들은 보쌈 구성이 푸짐한 이유에 대해 막국수, 채소 등 고기 외 사이드가 다양한 점을 꼽았다.
"치킨 주문하면 기껏해야 무랑 콜라뿐이지만 보쌈은 반찬 종류가 많다", "고기에 버금가는 막국수 양만 봐도 보쌈이 치킨 그냥 이긴다"고 말했다.
국민 간식인 치킨 한 마리의 값이 2만 원에 육박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치킨 소비와 관련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7.8%가 '치킨 가격이 비싼 편'이라고 답했다.
다만 10명 중 4명은 '가격이 올라도 계속 치킨을 사 먹을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