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유정 기자 = 각종 시사 프로그램과 방송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유명 프로파일러 박 검사관의 충격적인 실체가 드러났다.
지난 15일 SBS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박 검사관의 성범죄 및 가스라이팅 의혹에 대해 파헤쳤다.
법 최면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알려진 박 검사관은 굵직한 강력 사건을 해결한 유능한 경찰이자 프로파일러로, 심리학계에서 알아주는 권위자였다.
박 검사관은 제자들을 양성하기 위해 최면 학회까지 만들었는데, 문제는 이 최면 학회에서 시작됐다.
현재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제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리학 전문가가 되기 위해 박 검사관의 학회를 찾았던 제보자 A씨는 학회에서 여자 제자들이 상전 모시듯 박 검사관의 팔 다리를 양쪽에서 주무르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뿐만 아니라 박 검사관이 숙박업소로 여자 제자들을 따로 불러내 술자리를 가졌다고 전했다.
A씨는 "내 상식으론 유부남인 남자 교수랑 여자 제자가 그러는 게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 거기서는 그게 당연하다는 듯 행동하니까 '여기 문화가 원래 이런가 보다'하고 넘어가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낯선 환경에 적응해가던 A씨를 더 당혹스럽게 한 일은 이후에 일어났다.
심리 상담사가 되기 위해서는 성격을 바꿔야 한다며 박 검사관은 A씨에게 자주 연락해 교수가 아닌 오빠라 부르라고 요구한 것이다.
A씨는 "박 교수가 저랑 19살 차이 나는데 오빠라고 부르라고 하더라. 너는 내향적이니까 애교를 부리라고 하면서 '대시를 하라'는 표현을 썼다. 말 그대로 데이트 신청을 하라는 말이었다"라고 털어놨다.
A씨는 박 검사관과 나눈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메시지에서 박 검사관은 "사랑해, 안 사랑해?", "오빠가 싼 원룸 잡아주겠다. 너 책임지겠다" 등의 말을 서슴지 않았다.
또한 박 검사관은 A씨에게 가슴 사진을 요구했고, A씨의 손을 잡거나 강제로 껴안으며 성추행까지 멈추지 않았다.
불쾌한 상황이었음에도 A씨는 "나는 경찰 지망생이고 이 사람은 경찰이지 않느냐. 얼마든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너무 화가 나서 제가 잠깐 움찔하면 박 교수는 '너 왜 말을 그렇게 하냐. 네가 어디서 감히 대드냐. 그러니까 너는 (임상 최면사) 2급 딸 자격이 없다. 교육 받지 마라'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제가 결국 죄송하다고 사과하게 된다"라고 회상했다.
A씨 외에 다른 제자들 역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이들은 박 검사관이 식습관을 고쳐주겠다는 이유로 고기 비계 부분을 잔뜩 떼서 먹이는 가혹 행위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개밥 주기 심부름, 개똥 치우기, 페인트칠 등 공부와는 무관한 업무까지 강제로 시켰다고 강조했으며 "한 선배는 개 패듯 팼다"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끔찍하게도 제자 중에는 성범죄를 당했다는 이도 있었다.
최면 교육을 해주겠다고 해 모텔로 갔다는 B씨는 박 검사관이 자신에게 술을 먹인 후 준강간을 시도했다고 고백했다. B씨는 박 검사관이 자신의 성기 사진까지 보냈다며 피해를 토로했다.
박 검사관은 제자들의 폭로에 대해 "그런 적 없다. 그럴 의도는 없었다"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날 소속 지방경찰청에 퇴직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