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술 취해 직장 男동료에게 업혀 모텔 간 아내를 구한 남편이 느낀 미칠듯한 '찝찝함의 정체'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영화 '실락원'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회사 동료들과 회식을 가진 아내. 약속한 귀가 시간은 오후 11시였지만 아내는 자정이 돼도 귀가하지 않았다.


남편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전화를 걸었는데, 아내는 만취한 상태였다. 영상통화를 해보니 아내가 있는 곳은 모텔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다른 남자가 있었다. 이 남직원은 남편이 묻기도 전에 해명부터 했다.


"전 회사 동료입니다. 아내분이 너무 취해 모텔방에 넣어두고 저는 다시 일행들이 있는 자리로 갈 겁니다"


남편은 이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즉각 경찰에 신고를 넣었다. 아이는 처가에 맡긴 뒤 지구대로 가 널브러져 누워 있는 아내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사진=인사이트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뒤 아내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그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남직원 말대로였다. 술에 취한 아내가 택시를 타러 가는데 부축하고 같이 있다가 모텔방을 잡아주려 했다는 것. 그때 남편의 전화를 받아 남직원이 직접 경찰에 신고를 했고 가방을 가지러 술자리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남편은 즉각 행동에 나섰다. 술집에서부터 모텔까지의 동선을 파악한 뒤 모텔에 들어가 사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사장은 CCTV 영상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여자는 인사불성인 채로 남자와 들어왔다. 그 남자는 '여자가 너무 취해서 여기에 재워야겠다'라고 해 결제를 해줬다"라며 "남자가 흑심을 품은 거 같지는 않았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는 이가 있을까. 남편은 "이 미칠듯한 찝찝함은 갈수록 나를 옥죈다"라고 하소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남편은 "내가 만약 전화하지 않았다면, 통화 연결이 안 됐다면 방에서 혼자든 둘이든 잠을 자고 오지 않았을까"라며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술 먹는 버릇도 고치지 못할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는 계속 사과하고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하지만 나는 이혼을 생각 중"이라며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라고 쓰며 글을 마쳤다.


이 사연은 지난 1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 공유되며 사람들에게 '찝찝함'을 안기고 있다.


왜 집을 데려다주지 않았는지, 택시를 타고 있는데 왜 모텔로 향한 건지 의문이라는 게 누리꾼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남직원이 진짜로 모텔에 잠만 재우려 했다면 남편이 전화했을 때 직접 받았을 것"이라며 "그때 이러저러하니 데려가시는 게 좋겠다고 했을 거다"라고 말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