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유럽 출장을 떠났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큰 성과를 가지고 국내로 복귀했다.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반도체장비업체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을 매듭짓는 데 성공했다.
미래먹거리를 위해 경쟁하는 글로벌 반도체업계는 최신 EUV 노광장비 선점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부회장의 존재감이 삼성전자에 유리한 입지를 가져다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한국 시간)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ASML 피터 베닝크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CTO를 만났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 이후 출시될 예정인 EUV 노광장비 도입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EUV 노광장비는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를 따라잡으려는 삼성전자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EUV 노광장비는 ASML이 전 세계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1대당 가격은 약 5천억원 정도로 기존 EUV보다 약 2배 비싸다. 비싸기는 해도 3나노 이하 공정의 판도를 좌우할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장비다.
도입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TSMC가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4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TSMC에 이어 2위에 자리하고 있다.
TSMC는 점유율 53.6%, 삼성전자 점유율 16.3%다. 삼성전자는 EUV 노광장비와 차세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반 3나노 공정 세계 최초 양산을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40년 업력의 파운드리 전문 업체 TSMC에 약 20년 정도밖에 안 되고 다른 전자 사업에도 투자하는 삼성전자가 이 정도 하는 것만도 대단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EUV 장비를 확보하는 데 있어 나타난 이 부회장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뚜렷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