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9일(일)

이엘 워터밤·흠뻑쇼 저격에 "정의로운 나에 대한 과시일 뿐" 비판한 여성 작가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100분 토론'


[인사이트] 이원선 기자 = 이선옥 작가가 가뭄 속에서 열리는 물 축제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한 배우 이엘의 일침에 대해 비판했다.


지난 14일 이선옥 작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엘 사태로 보는 PC주의 운동의 특징'이라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는 앞서 이엘이 가뭄이라는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소신 발언을 한 점에 대해 꼬집는 내용이었다.


이선옥 작가는 "PC주의자들은 변화를 위한 행동보다 자신의 정의로움을 어필하는 데에 관심을 둔다. 배우 이엘이 가뭄이라는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하는 실천은 '소셜미디어에 한마디 쓰기'"라며 운을 뗐다.


이어 "평소 실천을 해왔다면 특정 콘서트를 겨냥한 일침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실천을 드러내어 더 많은 사람들의 실질적 행동을 만들어내는 쪽을 택했을 것"이라며 환경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빨래 모아서 세탁기 돌리기', '양치질과 설거지할 때 물 틀어놓지 않기', '마지막 헹굼물에 손빨래하기' 등의 생활 습관이 이엘의 행동보다 더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Instagram '2L_kjh'


이선옥 작가는 "물 부족 때문에 피해를 입은 농가를 지원할 방법을 찾는다거나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이를 알리는 글을 쓸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엘의 행동은 '가뭄에 물을 뿌리며 콘서트나 하는 개념 없는 타인에게 일침을 가하는 정의로운 나'에 대한 과시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이선옥 작가는 "가뭄은 가뭄대로 빨리 극복되길 바라고, 워터밤 콘서트도 계획한 대로 잘 끝나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공연계가 다시 살아나면 좋겠다. 대다수 시민은 이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신의 예민함이 곧 정의가 아니며, 당신의 불편함이 곧 불의의 근거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Instagram '42psy42'


앞서 이엘은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워터밤 콘서트 물 300톤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라는 글을 게재하며 가뭄 속에 열리는 물 축제를 향한 소신을 드러냈다.


이엘이 언급한 여름 대표 음악 축제 '워터밤 2022'는 관객과 아티스트가 팀을 이뤄 물놀이를 하며 공연을 즐기는 행사다. 최근에는 가수 싸이가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흠뻑쇼'에 대해 "식수를 쓰고, 물값이 진짜 많이 든다. 콘서트 회당 300톤 정도 든다. 경기장 수도와 살수차까지 동원한다"고 얘기해 함께 해당 논란에 거론됐다.


한편 이선옥 작가는 '우먼스플레인', '단단한 개인' 등의 저자로, 과거 KTX 여승무원 등의 장기투쟁 이야기를 담은 르포 '그대, 혼자가 아니랍니다'로 2010년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