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원선 기자 =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던 피해자들이 겪었던 비인간적인 대우가 분노를 불렀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1980 불량배 소탕 작전' 편이 방송됐다. 이번 방송을 통해 삼청교육대의 가혹행위가 다시 한 번 알려졌다.
일명 삼청교육 피해사건은 1980년 8월 4일 계엄포고 제13호에 따라 6만755명을 검거하고 이들 중 약 4만명을 군부대에 설치된 삼청교육대에 수용해 순화교육, 근로봉사, 보호감호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불법구금, 구타 등 가혹행위 등이 발생한 대규모 인권침해 사건이다.
삼청교육대로 끌려간 4만명 중 전과가 없던 인원은 40%였고 최고령은 73세, 최연소는 14세까지 있었다.
이곳에 끌려간 사람들은 끝없는 훈련과 쏟아지는 매질, 가혹행위로 죽음의 공포까지 겪어야만 했다.
식사 시간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먹기 전에는 "돼지보다 못하면 돼지고기를 먹지 말자, 소보다 못하면 소고기를 먹지 말자"라는 말까지 복명복창했다고 알려진다.
삼청교육대에 있던 피해자 한 모씨는 이날 방송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세세하게 전했다. 한 씨는 식사는 10초 안에 마쳐야 했다며 "먹는 게 아니라 넣는 것"이라 토로했다.
정상 식사에 비교하면 3분의 1 정도 양에 씹을 것조차 없었다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장도연은 음식 양을 적게 줬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읽은 문서에는 "공복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육체적 반발과 저항력을 감소시키고, 질서 유지에 필요한 복종심을 키우고, 본인의 과오에 대한 회개 속도를 증가시키겠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단 10초의 식사였지만 이마저도 훈련 중 조교들 눈에 거슬리면 마음껏 즐기지도 못했다.
한 씨는 먹을 것을 달라고 호소했더니 조교가 주방으로 데려갔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우린 배고파서 남길 것도 없는데 조교들은 막 남기고 그랬다"며 주방 짬통 앞에 자신을 데려갔다고 전했다.
한 씨가 본 짬통 안에는 먹다 남긴 음식에 구더기가 바글바글했다. 조교는 한 씨에게 "여름이다보니. 먹든지, 말든지"라는 말과 함께 짬통을 발로 차고 갔으나, 한 씨는 "살기 위해서 구더기가 있든 말든 먹었다. 그거라도 안 먹으면 죽을 것 같더라"고 회상했다.
또 교관들은 피해자들이 소변을 보는 물 웅덩이에 개구리를 풀어 그곳에 들어가 개구리를 잡게 하기도 했다. 심지어 잠수까지 시켰던 교관들. 어쩔 수 없이 피해자들은 더러운 오물 가득한 물을 마시며 훈련을 받았다.
삼청교육대 피해자들은 아직까지도 직장 해고, 가정 파탄 등의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전두환은 1989년 5공 청문회에서 "유감된 일"이라는 말만 남겨 공분을 자아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