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 가정집에 몰래 침입한 20대 남성이 주거침입과 절도미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런 가운데 MBC '뉴스투데이'의 보도에 따르면 범인이 범행 전 최소 세 차례 피해자가 사는 아파트에 출몰한 정황이 포착됐다.

앞서 지난 18일 경기 분당경찰서는 지난달 26일 성남시 분당 정자동의 한 아파트에서 다른 사람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 20대 남성 A씨를 주거침입과 절도미수 혐의로 형사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당일인 지난달 26일 오후 1시께 어린 두 딸을 키우는 피해자 B씨는 학교를 마친 큰딸을 학원에 데려다주고 집에 돌아왔다가 낯선 남성 A씨를 마주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A씨는 B씨를 보더니 연신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현관문을 통해 달아났다.

B씨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누군가 쓱 움직이길래, 아이 아빠가 설마 급한 일이 있어서 잠깐 들어왔나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훔쳐 간 물건은 없었지만, A씨가 서 있던 거실 한쪽에는 안방 서랍장 속에 있어야 할 여성의 속옷이 떨어져 있었다. 당시 B씨의 작은딸은 유치원에 있었다.

B씨는 "제가 아니라 어린 딸아이가 혼자 먼저 들어왔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끔찍하다). 이후 집에 들어갈 때마다 문을 열기가 겁난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B씨의 신고를 받고 아파트 폐쇄회로(CC)TV 동선을 추적해 지난 9일 A씨를 찾아냈다.

CCTV 영상에는 사건 전날 오전에도 B씨가 딸과 함께 외출한 시간을 전후에 A씨로 추정되는 남성이 아파트에 찾아온 모습이 담겨있었다.

옷은 달랐지만 같은 운동화를 신은 남성은 전날 오전 8시와 9시 50분께 각각 이 아파트 1층에 출몰했으며 오전 11시 30분께에는 B씨의 집과 같은 층에 머무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건 이틀 전인 일요일 오전 9시 55분,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는 남성의 모습이 보였다.

3시간 후, 놀러 나갔던 B씨의 딸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 쪽으로 내린 순간, 계단 쪽에 있던 회색 운동화가 후다닥 사라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1분 후 남성은 태연하게 계단으로 내려와 손소독제를 바른 후 아파트를 떠났다.

MBC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7일 해당 남성 A씨를 찾아낸 후 그가 최소 3차례 다녀간 사실을 확인했으나 20일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A씨를 불러 조사했다.

20대 취업준비생인 남성은 "비밀번호를 누르는 걸 주변에서 봤다가 호기심에 들어갔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여러 번 아파트를 방문한 것에 대해서는 "아파트 계단을 운동 삼아 올라다녔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를 신변보호 대상으로 등록했으며 사전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