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실이 한국재정학회로부터 받은 '한강·낙동강 하천시설 관리 방안에 대한 사회·경제적 분석 연구'에 따르면 낙동강 강정고령보와 창녕함안보를 제외한 9곳의 경우 보 해체의 경제적 타당성이 인정됐다.
즉 한강과 낙동강 보(洑) 11곳 중 9곳은 해체할 경우 이익이 더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8일 조선일보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환경부가 보고서 작성에 개입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환경부는 2020년 12월 '한강·낙동강 하천시설 관리방안에 대한 사회·경제적 분석 연구'라는 1억5000만 원짜리 연구 용역을 수의계약 형태로 한국재정학회에 발주했다.
한국재정학회는 2019년 정부가 금강·영산강 보 해체 및 상시 개방 결정을 내릴 때 환경부가 보 해체에 대한 경제성 분석을 의뢰했던 곳이다.
당시 학회의 비용·편익(B/C) 분석 결과에 따라 세종보·죽산보는 '해체', 공주보는 '부분 해체'가 타당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연구팀은 이번에도 B/C 분석을 실시해 "한강 보 3곳 전부, 낙동강 보 8곳 중 강정고령보·창녕함안보를 뺀 보 6곳 등 총 9곳이 해체가 경제적으로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실제 한강·낙동강 보 수문 개방 전후를 비교할 실측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질 예측 모델링 자료'를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측 자료도 없으면서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보 해체 결론을 내린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환경부가 보고서 작성에 사실상 개입했다는 점이다. 보고서엔 "보를 해체하면 수변 공간이 많아지고 모래톱이 많이 생겨 수생태계가 개선된다"는 설명이 달려있다.
하지만 현재 금강·영산강 보 해체 감사를 진행 중인 감사원은 정작 모래톱 생성을 수생태 개선의 적합한 근거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감사를 벌이고 있다.
현 정권 환경부는 4대강 조사·평가단이 해산하는 오는 6월 말 이후 현 정부 4대강 정책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한강·낙동강 보고서가 실측 자료가 아닌 부정확한 자료로 만들어졌다"면서 "수년간 축적된 4대강 모니터링 데이터, 감사원 감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대강 정책을 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