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한국의 '일론 머스크'로 뜨다가 하루아침에 추락한 '루나' 권도형의 정체

권도형 대표 / 테라폼랩스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루나 개발자 도권(Do Kwon)은 한국의 일론 머스크다"


가상자산 루나(LUNA, Terra)와 스테이블코인 UST(TerraUSD)를 개발한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를 두고 그간 나왔던 수식어다.


한국이 낳은 코인 천재, 이더리움의 비탈릭 부테린에 필적할 만하다는 찬사까지 받았다. 3년 전인 2019년 불과 100원 남짓돼던 코인을 10만원이 넘는 코인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그는 '도지파더' 머스크와 필적할 만하다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3일 동안 이어진 미칠 듯한 루나·UST의 가격 폭락은 그에 대한 평가를 찬사에서 비난으로 뒤바꿔놓았다.


업비트


여러 외신은 그를 가리켜 "실리콘밸리 최대 사기극의 주인공 엘리자베스 홈스 전 테라노스 CEO를 떠올리게 한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홈스 전 테라노스 CEO는 '여성 스티브 잡스'로 불렸던 사업가다. 집에서 피 한방울만 뽑아도 수백 가지 건강검사를 할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하며 역사상 최대 사기극을 벌이다 탄로 난 바 있다.


블룸버그, 월스트릿저널, 코인데스크 등 여러 매체들의 기사를 종합하면 권 대표는 이력이 화려하다.


한국 대원외고 졸업 후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엔지니어를 거쳐 2018년 테라폼랩스를 설립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테라폼랩스를 통해 루나·UST를 발행해 세계에 내놓으며 일약 스타가 됐다.


두 코인의 시총은 모두 수십조원을 기록했었다. 지난달 25일 기준 루나는 약 310억 달러(한화 약 38조 5천억원), UST는 약 180억달러(약 22조 5천억원)를 기록했다.


루나의 시총은 최고점에서 45조원을 넘기기도 했었다.


한국의 개발자가 만든 코인의 성장에 국내 투자자들은 열광했다. 그동안 이더리움의 비탈릭 부테린, 에이다 카르다노의 찰스 호스킨슨, 라이트코인의 찰리리, 비트코인캐시의 우지한 등 외국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져왔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 GettyimagesKorea


게다가 권 대표가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를 통해 15억달러(약 1조 9,300억원) 어치의 비트코인을 매집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마켓 메이커'로서 인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평가가 긍정적인 건 아니었다.


그가 언론 매체와 접촉해 홍보하기보다는 주로 SNS를 통해서만 소통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SNS 특성상 단점을 지적하기보다는 장점만 부각하는 '충성팬'들하고만 소통하게 된다는 점이 있어 단점 상쇄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루나·UST를 방어할 자금 3억 달러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전한 뒤 "그 3억 달러는 어떻게 마련할 거냐?"라는 비판 트윗을 접하고는 이른바 '패드립'을 시전하고 말았다.


"Your mom, obiously"라고 적은 것.


Twtitter 'Stablekwon'


또 그는 언젠가 영국 한 경제학자가 지난해 7월 스테이블 코인 모델의 실패 가능성을 지적하자 "난 가난한 사람하고는 토론하지 않아"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이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은 "겸손하지 못하다", "거만하다", "오만방자하다", "거만함이 하늘을 찌르던 5년 전의 우지한이 지금은 어디있는지 보라"는 등의 비판을 가했지만 권 대표는 바뀌지 않았다.


미국 증건거래위원회(SEC)의 소환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SEC는 증권시장에서 그릇된 행위를 한 이들을 찾아내 조사하는 곳이다.


코인데스크 데이빗 모리스 수석 칼럼니스트는 "루나·UST의 폭락을 둘러싼 소송과 형사 고발이 빈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