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7일(금)

결혼한 '직업 군인'이 무상거주할 수 있는 관사를 굳이 떠나려는 슬픈 이유

YouTube 'TV 러셀'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결혼을 한 직업군인은 근무기간 동안 관사를 제공받을 수 있다. 관리비와 공과금만 내면 되기 때문에 '집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다.


집 때문에 아등바등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에 부러움을 살 것 같지만 직업군인들은 오히려 관사를 꺼리는 추세라고 한다.


여기에는 남모를 아픔과 가슴 아픈 냉정한 현실이 있었다.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TV러셀'에는 2년 전 상사로 진급한 뒤 관사에 거주하고 있는 군인이 출연한 영상이 올라왔다.


YouTube 'TV 러셀'


하지만 A씨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관사를 떠나고 '내 집'에 들어가는 걸 목표로 삼고 있었다. 이유는 엄혹한 현실을 마주했기 때문이었다.


A씨는 "1년 전쯤 결혼을 막 하고 나서 유튜브를 보는데 '월세 거지', '전세 거지' 그리고 '관사 거지'라는 단어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저 웃기려고 하는 말인 줄 알았던 그는 선배들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물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이제 알았어? '관사 거지' 그 말 진짜 있어. 너 나중에 자식들이 '관사에 사는 거지'라고 놀림당한다. 빨리 내집 마련 준비해"



YouTube 'TV 러셀'


휴거, 월거, 전거라는 말이 뉴스에 나오는 건 보았어도 '관거'가 진짜 있다는 현실을 알게 된 A씨는 뒤통수를 강하게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내가 그 말을 듣는 건 상관없지만 내 아이들이 그런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더라"라며 "그때부터 내집 마련 준비에 나섰다"라고 말했다.


누리꾼들 또한 큰 충격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관사라는 곳은 국가를 위해 일하는 이들이 특수한 상황에서 지급받는 혜택인데 그게 오히려 아이들에게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충격이라는 반응이었다.


아울러 휴거, 월거, 전거와 같은 말로 사람들을 '갈라치기'하는 게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공공분양과 신혼희망타운 등에 LH 로고를 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LH 주택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입주민들의 자녀가 휴거, 엘사 등 각종 조롱을 당하는 현실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