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5일(수)

지인 사는 집 '자가'인지 전세인지 궁금해 몰래 등기부등본 떼보는 신종 스토커(?)들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권새나 기자 = 지인이 거주하는 아파트 거래가를 조회하는 것을 넘어 '자가'인지 여부를 확인하려 등기부등본까지 떼보는 사례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평소 모임 같이 하던 형님 집 주소가...'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A씨는 "평소 등산도 같이 다니고 모임 같이 하던 수더분하고 물욕 없어 보이던 형님이 책 선물을 택배로 보내 주셨는데, 택배 포장지에 적힌 집 주소 보고 기절초풍했다"고 말을 꺼냈다.


A씨가 놀란 이유는 바로 형님의 주소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아크로리버파크'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아파트는 네이버 검색 기준 최근 매매 실거래가 63억에 달하는 고급 단지다. A씨는 주소가 적힌 사진 한 장을 첨부하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A씨는 "부동산 같은 거 전혀 이야기 안 하고 돈 욕심 없어 보였는데, 친하게 지내야겠다"며 "검색해 보니 저 단지 안에서도 가장 큰 평수 사신다. 현재 호가 53억"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 댓글 작성자가 "(자가인지) 등기부등본 떼 보면 알 수 있다"는 조금 음침한 꿀팁(?)을 알려줘 논란이 일었다.


다른 댓글 작성자가 "이건 너무 나갔다"고 지적하자, 그는 "불법도 아닌데 700원이면 보는 걸 뭐 어떠냐"고 반박했다.


다른 누리꾼도 댓글에서 "등기부 열람해서 시세차익 얼마 봤나 추적하는 거 나름 꿀잼이다"라고 동조하기도 했다.


이후 A씨는 실제로 형님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했고, 형님 본인 소유 집이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대한민국 법원 인터넷 등기소 홈페이지 캡처


다른 누리꾼 B씨는 이와 반대의 상황에서 겪은 일을 언급했다. 그는 "자주 만나던 지인이 집 바래다 준 이후에 나도 몰랐던 우리 아파트 값 찾아봤단 사실을 알고 충격받았다"고 했다.


나아가 소개팅 이후 집을 바래다 준 뒤 상대방의 거주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을 떼 보는 사례도 왕왕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듯 최근 들어 지인의 부동산의 가격과 소유 여부 등을 조회해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며 '살고 있는 집의 값'이 재력의 가장 큰 척도가 됐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5일 신한은행의 '2022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평균 보유 자산은 5억1702억원으로, 2020년보다 18.2% 늘면서 5억원을 돌파했다.


총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79.9%를 차지했다. 특히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자산 규모는 지난해 4억1386만원으로 전년 대비 21.1%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