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권민경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가 민음의 시 296번으로 출간되었다.
첫 시집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에서는 꿈과 생, 그 사이에 벌어진 상처의 수많은 면면들을 생생하고 세밀하게 재현해 냈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꿈과 생을 한데 뒤섞어 버린다.
얼마간 선언적인 제목처럼, 시인은 꿈을 잠든 뒤에 꾸지 않고, 깨어 있는 동안의 삶 속에서 속속들이 골라낸다.
꿈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당장 잡아챌 수 있는 것이라는 듯. 꿈과 분리된 민낯의 삶은 전보다 더욱 지독하고, 삶으로부터 솎아 낸 꿈은 더욱 처절하다.
시인은 자신을 '칼잡이'라 정의 내리고, 삶을 부수고 때로는 달래 가며 그만의 꿈 찾기를 끝까지 밀고 나간다.
시집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는, 꿈은 '꾸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 이후 어떻게 꿈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지를 탐구해 보려는 과정의 기록으로, 꿈이라는 말이 지닌 부드럽고도 비현실적인 감각을 너무도 현실적이고 치열한 감각으로 바꾸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