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한 뒤 삼성전자가 'Z플립·폴드' 시리즈서 Z를 빼버린 이유

(좌) 삼성전자 러시아 홈페이지, (우) 삼성전자 리투아니아 홈페이지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삼성전자가 반(反)러시아 의식이 강한 발트 3국에서 판매되는 갤럭시Z폴더블폰의 제품명에서 'Z'를 삭제했다.


지난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닷컴은 최근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3개 국가에서 '갤럭시Z폴드3·플립3'를 '갤럭시폴드3·플립3'로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해외 법인을 통해 현지 삼성닷컴 홈페이지를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성전자가 'Z 표식'의 의미와 발트 3국 내 반러 감정을 고려해 Z를 지운 것으로 분석된다. 


갤럭시Z 플립 5G / 삼성전자 홈페이지


삭제된 Z는 러시아의 승리를 뜻하는 단어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지자들이 러시아 정부를 응원할 때 쓰인다. 


러시아 군의 장갑차, 자주포 등을 보면 Z 표식이 새겨져 있는 걸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카타르 기계체조 월드컵 동메달리스트인 러시아 선수 이반 쿨리악이 지난 5일 시상식에서 Z 표식을 유니폼에 붙이고 나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발트 3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공격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이며, 반러 감정이 심화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발트 3국 외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 홈페이지도 곧 수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발트 3국 근처에 있는 폴란드도 반러 감정이 심하기에 Z를 지우는 업데이트를 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Z 지우기 전략이 러시아 시장에서는 독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반러 국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만큼 러시아 내 입지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한편 애플은 지난해 10월 이후 삼성전자를 제치고 러시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갤럭시 스마트폰의 2월 점유율은 27.68%로 애플에 0.61%포인트 밀려 2위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