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김정숙 여사의 옷값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앞서 일부 야권에서 김정숙 여사가 해외 순방 등 공식 석상에서 착용했던 샤넬 등 고가의 명품 옷을 세금으로 결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언론에 보도된 김 여사의 옷은 200여 벌에 이르는데, 정부 예산이 아닌 사적으로 구입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논란이 이어졌다. 하지만 청와대는 김 여사 의전 비용을 국가 기밀에 부치고 있다.
해외에서는 영부인의 의복 비용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까. 미국 백악관의 경우 대통령 가족 경호 이외의 의상 비용이나 일상생활 비용에 세금을 지원하지 않는다.
일본 역시 총리 부인 의전 비용을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납세자 연맹은 노르웨이, 캐나다 총리실과 회신한 특수활동비와 관련한 질의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당시 노르웨이 총리실은 "특수활동비와 같은 (기밀) 예산은 없다. 총리가 예산을 사용하고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으면 사임 또는 탄핵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캐나다 총리실은 "비밀스러운 예산은 정부 지출의 투명성이나 신뢰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금지한다. 총리를 비롯한 모든 장관은 영수증을 포함한 예산 지출 내역을 공개한다"라고 밝혔다.
2020년 7월 법원행정처가 프랑스 대사관을 통해 사실조회를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프랑스 측은 "2002년 올란드 정부 당시 비밀 예산이 폐지되어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국가안보총국 등 국가 안보와 관련된 부서에 일부 비밀 예산이 존재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 청와대 예산에는 대통령을 제외한 가족 의상을 구입하는 예산이 없다. 해외 순방 등 일정에서는 외교부 예산이 이용될 수 있지만 이는 통상적인 경우는 아니다.
때문에 영부인이 입은 고가의 의상에 특수활동비가 사용됐을 수 있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대통령 비서실은 청와대 특활비와 김정숙 여사의 의전 비용을 공개하라는 서울행정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올해 5월 전에 항소심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희박해, 김정숙 여사의 의전 비용은 비공개 상태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