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아날로그 감성의 상징 '라이카' 사진전에 처음으로 등장한 버추얼아티스트 '웨이드'의 정체

O! LEICA 2022 – Out of the Ordinary 포스터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라이카는 사용자들에게 저마다의 관점을 심어주고 

그것을 고민하게 만드는 브랜드라 생각합니다"

 - 개념 예술가&디자이너, 롤프 잭스


"라이카는 나의 눈의 연장이다. 이 카메라가 없었다면 사진을 찍지 못했을 것이다"

- 20세기 포토저널리즘의 선구자,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붉은색 원형 로고, 독일 명품 카메라. 100여년 동안 수많은 포토그래퍼와 아티스트들이 사랑한 프리미엄 카메라 '라이카(Leica)'를 표현해주는 수식어다.


'O! LEICA' 사진전 전경 & 이번 출품작을 감상하고 있는 방문객들


라이카는 1914년 세계 최초로 35mm 필름을 사용한 휴대용 카메라를 선보인 이후 지금 이 순간에도 포토그래퍼 하시시박, 가수 오혁, 걸그룹 블랙핑크 제니, 모델 아이린, 여행작가 김동영 등 다양한 업계의 종사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브랜드이다.


이런 라이카가 2017년부터 한국에서 매년 한 해의 '시대정신'을 선정, '라이카'로부터 영감을 받은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아티스트들과 함께 ‘O! LEICA’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Out of the Ordinary'라는 부제로 사진전이 열렸다. 지난해 정식 사진작가로 데뷔한 배우 류준열, 경영인이자 사진작가인 박용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앰부쉬 윤, 다큐멘터리 사진가 신웅재, 전설적인 현대 사진의 거장 랄프 깁슨(Ralph Gibson) 그리고 웨이드(WADE)가 올해 O! LEICA 사진전의 아티스트로 참여했다.


2층에서 이번 출품작을 감상하며 인증샷을 찍고 있는 방문객들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4월 1일까지 열리는 〈O! LEICA 2022 – Out of the Ordinary〉 사진전은 팬데믹 속 미래를 바라보는 희망의 시각을 담아 1층과 2층으로 나누어 각각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1층은 코로나19로 인해 멈춰버린 시간, 거리 등 우리의 일상을 포착했다. 박용만, 앰부시 윤, 류준열의 흑백과 컬러 사진이 조화를 이룬 전시는 아날로그 감성 그 자체였다.


1층 '현실의 통로'를 지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져야한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2층 '미래의 통로'로 향했다. 2층은 랄프 깁슨, 신웅재, 웨이드의 작품이 조명 없는 암실에서 감각적인 LED 패널로 전시 돼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 중 웨이드라는 신예 작가가 출품한 작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2층 '미래의 통로'에서 만난 신예 작가 '웨이드'의 출품작들


하와이 석양을 배경으로 홀로 서핑을 즐기는 서퍼의 모습을 담은 그의 작품을 보니 여행에 대한 목마름이 조금이나마 채워진다.


또 미국 네바다 주 한가운데 황량한 사막에서 버려진 듯한 주유소 사진을 보니 어쩌면 코로나로 인해 이런 공간들도 이제 자유로워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Freedom From Loneliness(외로움으로부터의 자유)'를 주제로 한 작품이라 그런지, 피사체의 적막함으로 표현되는 외로움 속에서 오히려 자유와 해방감이 느껴진다. 


버추얼 아티스트 '웨이드'의 'O! LEICA' 사진전 참가 소감 영상


바로 옆에 비치된 웨이드의 인터뷰 영상을 시청해본다. 음악을 만드는 일을 하는 그는 아버지로부터 '라이카 M7' 카메라를 물려받아 현재는 '라이카 M10'과 '라이카 M11'로 사진을 찍고 있다고 한다.


영상을 감상하던 중 손짓 하나로 카메라가 허공에서 움직이는 장면을 보고 순간 의아 해졌다. 웨이드는 실제 사람이 아닌 '버추얼 아티스트'였던 것. '버추얼' 작가의 작품들이란 사실을 안 첫 느낌은 굉장히 신선하면서도 흥미로웠다.


라이카가 왜 버추얼 아티스트와 함께 한 것인지 고민을 품은 채 다시 웨이드의 작품들을 천천히 감상해봤다. 이번 사진전의 숨은 묘미는 어쩌면 전통적인 아날로그의 상징인 '라이카'와 디지털 트렌드를 대변하는 '버추얼 아티스트'의 만남으로 색다른 대비와 조화를 접목한 부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DJ이자 프로듀서인 버추얼 아티스트 '웨이드' 프로필


사진 작가로서의 감각 외에도 바시티 자켓과 와이드 팬츠로 완성된 트렌디한 요즘 유행의 패션 센스와 소소한 초능력까지, 알면 알수록 궁금증을 자아내는 웨이드는 과연 어떤 배경을 지닌 아티스트일까.


우선 웨이드는 배를 타고 남극을 탐험하던 한 부부가 빙하 속에서 반짝이는 빛을 보고 다가가보니 아기 모습의 웨이드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흥미로운 탄생 일화가 있다.


물로 이루어진 신비한 모습에 염력이나 순간 이동 등 초자연적 능력도 있어 '독특함'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지만, 그의 관심사와 취미는 의외로 평범하다. 패션과 디제잉을 사랑하며 평소 BMX와 스케이트보드를 즐긴다고 한다.


버추얼 아티스트 최초로 ‘피스마이너스원 x 나이키 권도 1’ F&F 스페셜 언박싱 리뷰한 웨이드


그의 인스타그램(@worldwide.wade)에는 세계적인 스트리트 패션 컨퍼런스인 '컴플렉스콘(ComplexCon)' 참여 영상, (패피라면 누구나 알만한) '피스마이너스원 x 나이키 권도 1' F&F 스페셜 슈박스 언박싱 리뷰까지 공개해 남다른 인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면서 초자연적인 능력을 사용하는 '웨이드'


이런 웨이드는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이자 스트리트 패션 씬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KB LEE(이규범)'가 IPX로 사명을 바꾼 라인프렌즈와 함께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버추얼 아티스트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 지디(GD) 등 유명 아티스트는 물론 나이키(NIKE)와도 한국인 최초로 협업하기도 한 KB LEE는 앞으로 패션, 음악 등 웨이드의 다양한 활동에 영감을 더할 것이라 한다.


미국 최대 규모의 스트리트 패션 컨퍼런스 '컴플렉스콘(ComplexCon)'에 참가한 웨이드


그러고 보니, 웨이드는 귀여운 SD(Super Deformation) 타입의 캐릭터도 아니고 실사 모습의 버추얼 휴먼도 아니다. 그래서 더욱 의아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버추얼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라이카 사진전에 등장한 웨이드에게는 숨겨진 세계관이 더 있다고 하니,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