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현태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소년심판'에서 판사 심은석 역을 맡아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배우 김혜수.
지난 1986년 영화 '깜보'를 통해 연기를 시작한 그는 어느덧 데뷔 37년 차의 베테랑 배우가 됐다.
이 기간 동안 수많은 작품을 해온 김혜수지만 그에게도 '연기'라는 것은 여전히 두려운 존재다.
지난 2016년 김혜수는 영화 '굿바이 싱글' 개봉을 앞두고 뉴스엔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김혜수는 과거 슬럼프에 빠졌던 시기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토로하며 "이건 아마 모든 배우들은 다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연기신에게 가도, 송강호에게 가도, 누구에게 가도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혜수는 "촬영이 다가올수록 너무 힘들다. 3주 전부터 죽고 싶다. 하고 싶어서 하기로 했는데 그 시기가 되면 '내가 미쳤지.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지?'라는 생각이 막 든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혼자 미친 듯이 한탄을 하다가 감독님을 만나고 배우들을 만나면 굉장히 공격적으로 얘기한다. 근데 다시 집에 오면 밥도 안 넘어가고 눈물 나고 세상에 온갖 고민은 나에게 있는 것 같고 내가 없어져야 이 고민이 끝날 것 같고 그렇다"라고 얘기했다.
영화 '차이나타운' 홍보 활동과 함께 '굿바이 싱글'을 준비했다는 김혜수는 "인터뷰를 하고 집에 들어가면 엄청 수다를 떨었으니까 배가 고프지 않냐. 한 상 차려놓고 밥을 먹는데 밥을 먹다가도 펑펑 울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내 모습을 스크린에서 보는 것 아냐?'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를 떠올리니까 나 지금도 눈물 날 것 같다"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촬영에 지장이 생길까 잠에 들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못 자고 나간다는 김혜수는 "하지만 현장에서는 누구나 괜찮은 척을 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촬영을 해봐야 한다. 회의 100번, 대본 리딩 1만 번을 해도 촬영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을 따라갈 수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김혜수는 배우들은 누구나 통제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선균과 함께 영화 '미옥' 촬영 중이었던 김혜수는 "새벽 3시쯤이었는데 옆방에서 이선균 씨가 막 소리치는 소리가 들리더라. 선균 씨가 왜 그렇고 있겠냐. 불안해서 연기 연습을 하고 대본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 '아이씨, 나도 해야 하나?'라면서 다시 일어나게 되더라. 강호 오빠? 한 잠도 못 자고 나온다"라고 귀띔해 톱배우도 피해 갈 수 없는 연기 고충을 가늠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