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고기와 밀가루를 멀리하면 오래 살 수 있지만 그렇다면 오래 살 이유가 없다"
어느 한 예능에서 출연자가 한 말이다. 이 말은 건강에 위험이 된다는 이유로 우리네 인생에서 모든 걸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인류는 언제나 그랬듯이, 답을 찾고 있다. 그 답은 최근 "유해하니까 배제하자"가 아닌 "덜 해로운 선택을 통해 유해한 영향을 줄이자"라는 공공보건 정책 중 하나인 '위해저감 프로젝트'로서 나타나고 있다.
위해저감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위험하거나 해로운 요소를 낮추거나 줄이는 걸 의미한다.
이러한 위해저감은 우리가 평소 이용하는 제품들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내연기관차는 전기차로, 불을 붙여 피우던 담배는 전자담배로, 그리고 탄산음료는 제로콜라로 탄생해 우리를 찾아왔다.
위해저감의 개념을 가장 활발히 받아들이는 산업은 바로 자동차 산업이다. 전 세계 굴지의 차량 기업 벤츠, 현대자동차, 볼보는 이미 전기차 및 수소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테슬라는 이미 전기차 개발 산업에서 저만치 앞서 나가고 있다. 전 세계 최대 기업 애플, 일본 최대 기업 소니 역시 전기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을 정도다.
이러한 변화는 담배 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불로 태우는 연초(궐련형)가 시장 점유율을 대부분 차지했다면, 이제는 전자담배로 산업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연초담배는 담배를 불로 태우며 연소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유해물질을 뿜어낸다. 이 해로움을 덜어내려면 연소 과정을 없애야 하고, 전자담배는 이 연소 과정 없이 불로 태우지 않고 가열을 한다.
그래서 유해물질이 적다. 불로 태우지 않기 때문에 냄새도 없어서 많은 이들에게 '더 나은 선택권'을 보장해 준다.
담배 업계의 대표적인 회사인 필립모리스의 매출 비중을 보면 담배 산업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지난 해 4분기 순매출 중 태우지 않는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돌파했다.
먹거리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말했듯 제로콜라는 물론이고 이제 제로 사이다가 각광받고 있다. 칼로리 걱정 없이 달달한 탄산 음료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 편의성이 높다는 평가다.
무알콜맥주, 저칼로리 술 등도 위해저감 프로젝트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이 위해저감 프로젝트가 완전히 자리를 잡아 우리 삶 속에 녹아든다면 즐거움을 포기할 일이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에 안 좋으니 참아야지"라는 말도 이제 없어지지 않을까. 즐거움을 느끼면서도 혹시 모를 불안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줄어드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