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마을버스 기사인 20대 아들이 '괴롭힘'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영상)

YouTube 'SBS 뉴스'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마을버스 기사로 일하던 20대 청년이 선임들의 괴롭힘과 가혹한 노동환경에 힘겨워하다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경기도의 한 마을버스 기사인 고 민성원 씨의 유족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품고 민씨가 겪었던 일들을 지난 2일 SBS를 통해 호소했다.


유족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경력을 쌓아서 시내버스 기사에 도전하려 했다는 민씨가 생전 선임 기사들의 괴롭힘으로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민씨의 유서에는 "버스 하지 말라고 할 때 하지 말걸"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YouTube 'SBS 뉴스'


민씨의 힘들었던 심경은 그의 SNS에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글에는 "여기 마을버스는 머리가 아프다", "재입사해서 이 고생하는 걸 누가 알아주려나. 죽겠다. 고생할 거 알고 들어왔다지만 이건 좀..."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그의 어머니는 생전 민씨가 "나한테 욕을 하고, 배차 시간도 진짜 왜 이렇게 주는지 모르겠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 동료 기사는 배차 순번이 있는데, 앞차가 빨리 달려서 거리를 벌리면 그만큼 정류장에 승객들이 많이 모인다면서 민씨가 교묘한 방식의 괴롭힘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앞에 배차된 차량 기사들이 고의적으로 간격을 벌려, 따라오는 민씨 버스에 승객이 몰리게 해 운행 시간을 늘리고 업무를 과중시켰단 설명이다.


YouTube 'SBS 뉴스'


주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민씨는 동료들의 괴롭힘뿐만 아니라 마을버스의 가혹한 노동 환경에도 고통을 겪었다. 


여객자동차 운수법상 운수 종사자는 2시간 이내 노선 운행이 한차례 끝나면 10분 이상 휴식을 보장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것이다.


전 동료기사는 5분 만에 나갈 때가 있어서, 밥을 제대로 못 먹고 후루룩 삼키고 나가거나 그냥 차를 바로 돌려서 나갈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민씨 어머니 역시 민씨가 생전 오후 시간 일을 끝나고 퇴근하면 자정이 넘은 새벽 시간에 식사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마을버스회사 측은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고, 기사들의 휴식 시간도 관련 법에 따라 준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가족은 민씨의 죽음에 회사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산업재해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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