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크로플 케이크' 판매 중인데 대형 브랜드가 '특허 침해'했다며 고소하겠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크로플을 층층이 쌓아 올린 구성의 '크로플 케이크'를 판매 중인 영세 상인들이 대형 브랜드로부터 소송당할 위기에 처했다며 호소에 나섰다.


'크로플'이란 크루아상과 와플의 합성어로 크루아상 생지를 와플 팬에 구워 아이스크림이나 시럽 등을 곁들여 먹는 디저트의 일종이다.


외국에서 발명돼 인기를 끈 크로플은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도 유행하며 프랜차이즈 체인점 카페부터 소규모 개인 카페까지도 많은 곳에서 판매 중이다.


그런데 한 업체가 이 크로플을 층층이 쌓고, 크림과 딸기 장식을 올린 크로플 케이크를 지난해 11월 말에 출시하면서 본인들의 '독점적 디자인'이라며 특허권을 주장한다는 폭로가 제기됐다.


A씨가 첨부한 비교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영세 상인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소송당할 위기에 처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에 따르면 이 업체는 크로플 케이크가 본인들의 독점적 디자인으로 디자인 특허등록이 완료됐으며, 따라서 앞으로 타 업체가 크로플 케이크를 판매할 경우 법적 소송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로플을 층층이 쌓고 크림과 딸기 장식을 올린 구성이 본인들 고유의 디자인이고 기존에 없던 케이크 디자인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A씨는 와플을 층층이 쌓고 크림과 딸기 장식을 올리는 건 흔한 디자인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크로플 케이크 예시 / Instagram 'zhuori206'


A씨가 함께 첨부한 사진을 살펴보면 실제로 SNS를 통해 'waffle cake'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와플을 쌓고 과일을 올리는 등 유사한 구성의 케이크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케이크 중에 딸기 케이크가 가장 인기 있지 않냐"며 "그런데 그런 딸기 장식을 하지 말라니"라고 황당함을 토로했다.


또 해당 업체가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게재한 출원번호통지서를 지적하며 '출원 신청'이 '등록'과 같은 말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업체의 주장대로 디자인 특허가 등록됐다면, 어디까지 인정되냐"며 "크로플 위에 딸기 외 다른 과일들을 사용하는 건 괜찮냐, 아니면 그냥 일반 와플로 와플케이크를 만드는 건 괜찮냐"라고 꼬집어 말했다.


A씨는 "크로플이란 메뉴를 본인들이 발명한 거냐. 크로플 케이크가 이전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디자인이냐"면서 "이 회사는 크로플 케이크 외에 크로플 사이 크림을 넣은 제품도 판매 중이다. 크로플 위에 토핑을 올리고 크림을 넣은 건 다른 가게에서 먼저 판매하던 제품이 아니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크로플 / gettyimagesBank


끝으로 A씨는 본인들은 남이 창조한 크로플을 판매하고 있고, 크로플 메뉴 중 다른 업체가 먼저 판매하기 시작했던 메뉴도 판매 중이면서 다른 업체가 크로플 케이크를 판매하는 건 안 된단 거냐며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냐"라고 지적했다.


해당 글에는 같은 업체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황당함을 호소하는 또 다른 영세 상인의 증언도 등장했다. 댓글을 쓴 누리꾼 B씨는 "(해당 업체가) 40개의 업체에 연락했단 이야기도 들었다. 지난해부터 케이크를 팔기 시작했는데, 며칠 후부터 모르는 분들이 아무 근거 없이 '따라 만든 케이크'라며 공개적으로 망신 주는 댓글이 달리더라. 알고보니 해당 업체 사장의 지인이였다"고 폭로했다.


이어 "최근에도 1차적으로 디자인특허등록이 완료됐단 연락을 받았다. 다른 과일 올리면 되냐고 물으니 다른 것도 디자인 등록할 예정이라더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여러 증거자료가 있다면서 A씨가 도움이 필요할 경우 돕겠다고 발 벗고 나섰다.


상황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무나 따라 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특허나 디자인 등록을 받기가 매우 어렵다. 출원번호 하나 받아놓고 괜히 협박하는 걸로 보인다", "어처구니가 없다", "본인들 크로플은 허락받고 파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