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목)

화상 입은 '격리 훈련병'에 얼음팩 대신 캔음료 주고 방치한 육군훈련소

Facebook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코로나19로 격리 중인 훈련병이 화상을 입었음에도 적절한 치료 조치를 받지 못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25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육군훈련소에 입대해 훈련을 받고 있는 훈련병 A씨의 사연이 게재됐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1일 오전 8시께 샤워실에서 양치를 하던 중 샤워기 헤드와 호스를 연결하는 부분이 터져 왼쪽 팔과 배 부분에 화상을 입었다.


A씨는 이를 곧장 보고했지만 격리시설이라 얼음팩이 없다는 이유로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했다. 그는 한 분대장이 건네준 연고를 환부에 바르고 음료 캔을 대고 있었다고 한다.


Facebook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상처는 점섬 심해졌고, 왼쪽 팔 화상 부위에는 수포가 올라왔다. A씨는 분대장에게 유선진료나 구급차 이용에 대해 문의했지만 "유선 진료 인원이 많아 시간이 걸릴 거 같다", "격리 중이라 2차 PCR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못 나간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환부는 진물이 흐르는 상태에 이르렀고, A씨는 소대장에게 직접 치료 의사를 밝혔다. 당일 오후 8시께 구급차를 타고 육군훈련소 지구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그런 그에게 군의관은 "너무 늦게 왔다. 얼음팩을 대고 있었으면 심하게 번지지 않았을 거 같다"며 "격리 해제되자마자 국군대전병원 성형외과로 가라"고 진단했다.


다음날에도 A씨는 방호복을 입고 육군훈련소 지구병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았지만, 그 곳에서도 "국군대전병원으로 최대한 빨리 가라"는 답변 밖에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


A씨는 "제가 화가 나는 것은 분대장이 임의로 판단해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고 방어복을 착용한 채 소대장님 차를 이용하면 2차 PCR 결과에 상관없이 육군 훈련소 지구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호소했다.


사진=인사이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면서 "입대 전 음성, 1차 결과 음성이 나온 상태로도 충분히 자가용, 도보로도 지구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늦은 대처와 치료로 결국 왼쪽 팔과 배에 화상 자국이 크게 남은 것뿐만 아니라 화상 부위의 감각이 무뎌진 상태"라며 "본인 혹은 친구, 자식이 다쳤어도 얼음물 하나 던져주고 10시간이 넘도록 방치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육군훈련소 측은 "화상 치료 지연으로 심적․육체적 상처를 입은 훈련병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며 "조속한 쾌유와 회복을 위한 치료 안내 및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유사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기간장병 대상 의료지원절차를 재교육하는 등 전 장병이 적시에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