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가상화폐 1억 손절했어요. 여기서 더 오르든 말든 이제 내 돈 아닙니다"
비트코인의 추락 기세가 무섭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다가, 떨어지면 다시 오르다가, 언제나 '우상향'을 꿈꾸게 했던 비트코인이 우하향의 길을 걷고 있다.
자기 돈만 투자했다면 어느 정도 버티기는 할 텐데, 은행 대출+부모님 퇴직금 등 '영끌'을 통해 투자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최근 세계 정세가 악화하면서 곡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22일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바이낸스·코인베이스 등 거래소에서 3만 6천달러대(한화 약 4,400만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4만달러대에서 시세가 형성됐지만 최근 '러시아vs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하락세를 보이자 자연스럽게 다른 가상화폐(알트코인)들도 폭락에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힘들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사연도 다 제각각이다.
결혼을 앞둔 한 30대 남성은 "위례에 아파트 전세 얻을 수 있는 돈이 있었는데, 송파 쪽으로 들어가려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2억 날렸다"라며 "예비신부에게 아파트 월세로 들어가자고 해야 하는데, 파혼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호소했다.
20대 후반의 한 사회 초년생은 "1년 모은 월급 2천만원 '김치코인'에 넣었다가 벌써 -70%다"라며 "일주일 만에 2배 가는 코인을 몇번 봐서 도저히 손절을 못하겠다. 어떡하냐"라고 하소연했다.
더 최악인 이는 대출금을 날린 이들이었다. 낮은 금리 상황을 틈타 은행에서 신용대출·담보대출을 한 이들이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대출금 2억 중 1억이 날아갔다. 두 배 올라야 대출금을 겨우 메우는 상황, 아내한테는 비밀로 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대학생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등록금 혹은 자취방 보증금을 부모님 몰래 투자했다가 휴학하고 숙식 제공 알바 자리를 얻었다는 사연도 올라왔을 정도다.
상황이 이렇게 됐지만 희망적인 이야기는 들려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는 전쟁 위기 상황인 '러시아vs우크라이나'가 실제 전쟁으로 이어질 경우 위험자산 폭락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단숨에 3만달러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또한 다음 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암호화폐 규제 및 디지털 달러와 관련된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으로 예정돼 있어 하락 가능성은 더 대두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확정적인 상황이어서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정설이 되고 있다. 0.25%p(25bps) 인상 가능성이 더 높지만 만에 하나 0.5%p(50bps) 인상일 경우 충격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