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INFP는 지원 불가"...MBTI로 지원자 거르는 채용 공고 등장

한 카페 채용 공고 /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혈액형에 이어 최근에는 성격을 16가지의 유형으로 나눠놓은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이름, 나이와 더불어 MBTI 유형을 물어보는 게 당연시될 정도다. 이제 혈액형은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MBTI가 대세가 됐다. 


심지어 채용 과정에서도 MBTI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기업에서 지원자들의 MBTI 유형에 따라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실제로 각종 취업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공고를 보면 'MBTI 결과 제출 필수', 'MBTI E이신 분들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 등의 문구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는 채용 공고에 'INFP, INTP, INTJ 지원 불가'라며 특정 MBTI인 지원자들의 지원 자체를 불가능하다고 못 박아 놓기도 했다.


MBTI 유형을 중요시 여기는 회사들은 대체로 외향적인 성격이라고 알려진 E인 사람들을 반기는 반면 I인 이들은 내향적이라며 꺼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에서 지원자들의 자격 요건을 내거는 것은 문제가 될 게 없지만, 과학적으로 근거도 부족한 MBTI 유형으로 지원자를 거르는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채용 사이트에 올라온 채용 공고 / 온라인 커뮤니티


실제로 최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20대 1990명에게 'MBTI와 아르바이트'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0.6%가 MBTI 유형을 채용에 고려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 의견은 39.4%뿐이었다.


채용 과정서 MBTI 유형을 고려하는 것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MBTI 결과만으로 지원자의 성향과 성격 전체를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74.8%·복수응답)는 의견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 뒤를 이어 'MBTI 특정 유형에 대한 편견으로 채용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 불합리하다'(65.8%), 'MBTI 검사 결과를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기 때문'(50.5%),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MBTI에 대한 불이익이 걱정돼서'(48.5%), '업무 능력과 성격 유형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해서'(45.0%), '또 하나의 스펙으로 구직 과정에서 부담이 늘어나서'(24.1%) 등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