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0일(수)

'이탈리아 쇼트트랙 전설' 폰타나, 네덜란드 영입에 "차라리 은퇴하겠다"

아리아나 폰타나, 최민정, 수잔 슐탱(왼쪽부터) /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개인의 부와 명예를 위해 국적을 쉽게 바꾸는 선수가 있는 반면 자신의 소신을 지킨 선수가 있어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1500m 결승전이 끝난 뒤 선수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금메달을 딴 최민정과 은메달을 딴 아리아나 폰타나, 동메달을 딴 수잔 슐탱이 참석했다.


이탈리아 국가대표인 폰타나는 16살의 나이에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이름을 알린 뒤 4번의 올림픽에 참석해 현재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5개를 목에 걸었다. 이는 역대 쇼트트랙 최다 올림픽이다.


아리아나 폰타나 / GettyimagesKorea


이런 상황에서 최근 폰타나는 자국 스케이트 연맹과 갈등을 겪었다. 연맹 측이 폰타나의 코치가 남편인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폰타나는 스케이트 연맹의 압박에도 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우리는 남편이 훌륭한 코치라는 걸 증명했다. 그건 최고의 선택이었고, 남편을 내 옆에 둔 것이 가장 좋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다. 한 외신 기자가 "연맹을 바꿀 계획이 있냐"고 묻자 폰타나는 "나라를 바꾸는 걸 묻는거냐"고 되물었다.


옆에서 이 질문을 들은 슐탱은 "원한다면 네덜란드 팀에서 뛸 수 있다"며 "엄청난 쇼트트랙팀이 될 것이다"고 영입에 나섰다.


아리아나 폰타나 / GettyimagesKorea


그러나 폰타나는 "고맙지만 나는 이탈리아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내가 계속 스케이트를 탄다면 이탈리아를 위해 이탈리아 선수로 남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를 바꾸기보다는 그냥 차라리 은퇴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연맹의 홀대에도 끝까지 이탈리아 대표로 남겠다는 폰타나의 발언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한편 32살의 노장인 폰타나가 다음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폰타나는 밀라노 출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우선 긴 휴가를 다녀오겠다"며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