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피겨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공중 4회전 점프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피겨 요정'이라는 타이틀을 눈앞에 뒀던 러시아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베이징 올림픽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런 논란에 발리예바 측은 "할아버지의 심장약 탓"이라는 변명을 내놨다.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사용하면서 금지 약물 성분이 검출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외에도 2가지 약물이 더 검출된 것으로 밝혀져 '할아버지의 약을 다 뺏어먹은 거냐'는 황당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발리예바의 혈액에서 논란이 된 트리메타지딘 뿐만 아니라 2개의 약물이 더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에서 열린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실시한 도핑 검사에서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이 나왔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이자 흥분제 효과도 내는 금지 약물이다.
이 결과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시작된 이후인 8일 알려졌다.
이후 발리예바는 청문회에서 트리메타지딘은 심장약을 복용하는 할아버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발리예바의 변호사는 발리예바가 지난해 12월 25일에 심장 질환 치료를 받고 있는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그의 할아버지 역시 "심장 문제로 주기적으로 트리메타지딘을 복용해왔다"고 말하면서 약봉지를 보여주는 동영상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심장 전문의들은 발리예바 측의 주장이 터무니 없다고 보고 있다. 트리메타지딘은 필름으로 코팅된 알약이나 캡슐에 담겨있으며 장 안에서만 용해되기 때문에 이 물질을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구토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혈액에서 기존에 발견된 트리메타지딘 외에 기폭센(Hypoxen)과 L-카르니틴(L-carnatine)이 추가로 검출됐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기폭센은 지구력을 증가시키고 호흡 곤란을 없애는 효과가 있으며 L-카르니틴은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다.
기폭센과 L-카르니틴은 금지 약물은 아니지만 세 가지가 조합될 경우 지구력을 높이고 피로를 줄이고 호흡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트래비스 타이가트 미국반도핑기구 사무총장 로이터를 통해 밝혔다.
반도핑기구 관계자들 역시 "젊은 최정예 운동 선수에게 3가지 약물이 존재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의혹에도 어제(15일)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1위를 기록한 발리예바. 그를 향해 "할아버지 약을 돌려줘라", "할아버지 약을 다 빼앗아 먹은 불효녀" 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