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0일(수)

'약물 논란'에도 뻔뻔하게 출전한 러시아 피겨 선수에 지상파 3사 '침묵 중계'

뉴스1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지상파 3사 해설위원들이 '도핑 파문'에 휩싸인 카밀라 발리예바의 경기를 중계하며 침묵을 지키는 것으로 항의의 뜻을 표했다.


지난 15일 KBS·MBC·SBS 해설진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발리예바가 출전하자 연기를 펼친 3분여 시간 동안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KBS, SBS 해설진은 발리예바의 연기가 끝나고 하이라이트 장면이 재생될 때가 돼서야 점프 실수 등에 대해서만 간략히 해설했다.


MBC 해설진 역시 경기 중계 중 침묵을 지키며 발리예바의 기술에 대해서만 간단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리예바의 출전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경기 출전을 한 발리예바 사태에 대한 항의로 중계를 '보이콧'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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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곽민정 KBS 해설위원은 "별로 하고 싶은 말이 딱히 없었다"며 "출전 여부를 내가 결정할 수는 없지만 그 부분에서 좋은 눈초리가 아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호정 SBS 해설위원 또한 "출전이 강행된 연기에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었다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양해를 구했다.


발리예바뿐만 아니라 도핑 관련자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하는 발언도 나왔다.


남현종 KBS 캐스터는 "약물을 복용한 발리예바 선수도 책임이 있지만, 그 뒤에 더 책임을 져야 할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발리예바는 베이징올림픽 피겨 팀 이벤트(단체전) 이후 도핑 의혹에 휩싸였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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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검사기구(ITA)는 러시아피겨선수권대회 기간 중인 지난해 12월 25일 채취된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에서 협심증 치료제이자 흥분제 약물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지난 14일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과 관련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결국 발리예바는 이날 열린 피겨 여자 싱글 경기에 예정대로 나서게 됐다. 발리예바 측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청문회에서 "도핑은 할아버지가 복용하고 있는 심장약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발리예바가 할아버지의 심장 치료제를 복용했다는 것인지, 심장 치료제 성분이 도핑 샘플에서 나오게 된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발리예바는 이날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점, 총점 82.16점으로 1위를 차지해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