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서울대 '인문·사회' 정시 합격자 44%가 이과생...'문과 침공' 현실화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올해 서울대학교 정시 모집에서 인문·사회계열 최초 합격자 중 이과생이 44%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문·이과 통합형으로 바뀐 가운데 수학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이과생이 '교차지원'으로 인문계열 학과에 상향 지원하며 합격한 사례로 분석된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은 서울대에서 받은 자료를 통해 2022학년도 정시모집 일반전형 모집단위 중 문·이과 교차지원이 가능한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최초합격자 중 교차지원을 한 학생 수 등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최초합격자 486명 가운데 수능 수학영역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했던 학생은 216명(44.4%)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통상 수학 선택 과목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택하면 이과로, '확률과 통계'를 택하면 문과로 분류된다. 즉 이과생의 교차지원이 두드러졌다고 볼 수 있다. 


학과(부)별로 보면, 경제학부가 합격자의 44%(50명 중 22명), 경영대는 43%(58명 중 25명)가 이과생이었다. 사범대 역시 국어교육과 50%, 영어교육과 63%, 지리교육과 71% 등 이과생 비율이 높았다. 


국어국문·영어영문·철학·동양사학과 등이 속한 '인문 계열'도 합격자 44%가 이과생이었다. 


특히 자유전공학부는 37명 중 35명(95%), 심리학과는 9명 중 8명(89%)으로 합격자 대부분이 이과생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과생들이 이른바 '교차지원 프리미엄'을 누리게 된 건 올해 처음 도입된 문·이과 통합형 수능 영향이다. 올해 수능부터 국어와 수학 영역이 '공통과목+선택과목' 체계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정시모집은 대부분 수능성적 100%로 뽑는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으로 문과생과 이과생이 같은 수학 문제를 풀고 점수도 같이 산출한다.


선택과목 간 난이도에 따라 점수에 대한 보정이 이뤄지지만, 상대적으로 수학에 능한 이과생들이 문과생들보다 높은 표준점수를 얻게 되면서 인문계열 학과에 교차지원한 이과생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입시 업체 진학사가 '정시 합격 예측 및 점수공개 서비스' 이용자 데이터를 기준으로 교차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이미  이같은 경향은 나타난 바 있다.


진학사에 따르면 지난해 정시 모집에서는 서울대 인문계열 학과에 교차지원한 이과생이 한 명도 없었던 것과 달리 올해 서울대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자 중 27.04%가 과학탐구에 응시한 이과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