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과속·난폭 운전하는 라이더들이 '피자 주문'은 일단 거르고 보는 이유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속도전이 생명이라는 배달 라이더들이 유독 '피자 배달'은 기피한다는 주장이 나타났다.


코로나 장기화로 음식점 사업을 접고 배달 일에 뛰어든 라이더 A씨의 사연은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를 통해 알려졌다.


A씨에 따르면 가장 많은 콜이 들어오는 품목은 치킨⋅햄버거⋅피자 등이다. 그는 배달 일을 시작한 초반에는 콜이 배당되는 족족 가려 받지 않고 일을 했다.


하지만 배달 일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최근에는 웬만해서 피자 배달은 피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


A씨는 배달원들이 피자 픽업을 기피하는 이유는 고객 항의가 접수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빠른 속도로 음식을 배달하다 보면 대부분의 피자는 한 쪽으로 쏠리고, 이 때문에 항의가 들어오면 배달원이 직접 음식값을 변상하고 반품된 피자는 자체 해결해야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하루에 피자 네 판을 식구들과 먹은 적도 있어서 이제 피자는 보기만 해도 싫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들은 "얼마나 난폭운전을 하면 피자가 망가지냐", "배달대행업체서도 제일 꺼려 하는 게 피자라더라", "자체 배달하던 시절에는 괜찮았는데 배달업체 생긴 후로 피자가 망가져서 오는 경우가 유독 많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일각에서는 "배달통에 꽉 차는 크기의 피자 박스는 배달통에 넣지 못해서 픽업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는 또 다른 배달원의 항변도 나타났다.


한편 지난 18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는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배달라이더 약 30만명이 참여하는 배달플랫폼 노동조합 출범을 알렸다.


이들은 시간당 배달 건수를 제한하고 기업의 상해보험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안전배달제'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히며 "배달노동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며 난폭운전과 사고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