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1일(화)

KBS 태종 이방원 '말 학대' 논란...다른 촬영장서는 '전기충격기' 사용 증언

KBS1 '태종 이방원'


[인사이트] 정현태 기자 = KBS1 '태종 이방원' 측의 동물 학대 논란이 불거졌다. 


이를 시작으로 과거 다른 방송 촬영 현장에서 동물 학대가 벌어졌던 것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21일 스포츠경향에 따르면 동물권 행동 카라 관계자가 과거 미디어 종사자 157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답변자의 8%가 "촬영을 위해 고의로 동물에게 해를 가했던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카라 권나미 활동가는 "촬영 중에 놀란 말을 멈추게 하기 위해 전기 충격기를 사용했다거나, 새가 날아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다리를 부러뜨렸다는 등의 자세한 정황들도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스태프들은 대부분 단기계약으로 일을 하고 있어 신변 노출을 두려워했기에 정확한 제보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카라가 지난 2020년 공개한 '어떠한 동물도 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이 담은 157명의 촬영 현장 관계자 설문 내용에 따르면 응답자의 59%가 현장에서 동물의 스트레스가 높다고 알렸다.


13%는 사고로 동물이 죽거나 다친 걸 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말과 축산 동물이 촬영에 필요할 때 '말의 걸음걸이에 이상을 주는 장치나 약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역사극 등 많은 수의 말이 필요할 때는 반드시 말과 관련된 촬영 책임자가 있어야 한다' 등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권 활동가는 "가이드라인 제작 및 배포 이후 최근 촬영 환경에서는 자극적인 장면을 촬영하는 것을 지양하고 컴퓨터 그래픽 등을 사용한다. 그런데 공영방송인 KBS가 구시대적 촬영으로 동물 학대를 하고 있다는 점은 비판받아야 할 점"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KBS는 공식 입장을 통해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벌어진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라고 동물 학대 논란과 관련해 머리를 숙였다.


이어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말의 건강 상태를 다시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KBS는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겠다"라며 "또한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통해 찾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사과에도 시청자의 비판이 멈추지 않자 KBS는 '태종 이방원' 2주 연속 결방을 결정했다.


KBS1 '태종 이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