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유튜버 아빠, 부끄럽다"는 여고생 딸 하소연에 아무도 뭐라 안 하고 고개 끄덕이며 수긍한 이유

지난 2020년 12월 12일 조두순 출소날 현장 / 뉴스1


[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아빠 직업이 창피해요"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빠의 직업이 부끄럽다는 한 누리꾼 A씨의 글이 올라왔다.


제목만 보고 많은 이들은 '배은망덕한 자식이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아빠 직업을 부끄러워할 수 있지'라고 분노하며 게시물을 클릭했다.


그러나 막상 그 내막을 알게 된 이들은 다 "아.. 충분히 그럴만하다", "내가 괜한 오해를 했다"며 A씨를 이해하게 됐다.


지난 2020년 12월 12일 조두순 출소날 현장 / 뉴스1


비판적이던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어낸 A씨 아버지의 직업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유튜버였다. 그는 그냥 유튜버가 아닌 논란이 불거진 사건 현장에 카메라를 들고 찾아가 촬영하는 유튜버였던 것. 


A씨는 "진명여고 (위문편지 사건) 터지고도 학교를 찾아갔다"며 "이제 인터넷 켜서 뉴스만 봐도 아빠가 (지금) 대충 어디있는지 알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 예시로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지난 2020년 12월 12일 조두순 출소날 현장 / 뉴스1


사진은 지난 2020년 12월 12일 9살 여아를 성폭행한 혐의로 12년 수감 생활을 하다 풀려난 조두순의 출소 날 촬영된 것이었다.


출소하는 조두순 주변을 기자, 유튜버, 시민들 등 많은 이들이 둘러싸고 있다. 


실제로 당시 현장에 너무 많은 유튜버들이 모여 큰 혼란이 빚어진 바 있다. 차에 탄 조두순을 보기 위해 차량에 올라타거나 유리에 밀착해 관용차 일부분이 찌그러지는 등 위험한 상황이 초래되기도 했다.


A씨는 "조두순 출소 날인데 저기에 아빠 찍혀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단순히 아빠가 유튜버인 게 창피한 것이 아니었다. 매번 논란의 현장을 찾아가 자극적인 내용을 다루고, 소란을 일으키는 점이 못마땅한 것이었다. 


누리꾼들 역시 A씨의 말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댓글창에는 "아빠 직업 창피하다길래 못된 자식인 줄 알고 한 소리 남기려 들어왔는데.. 이건 솔직히 인정", "창피한 것보다도 걱정되고 안쓰러운 마음일 거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아무리 그래도 다 자식 먹여살리려고 하는 일인데 부끄러워하는 건 잘못됐다", "뭐가 부끄럽다는 건지 모르겠다. 오히려 시민 기자 역할을 하고 계신 것 같아 멋있다" 등의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