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동남아시아 근현대문학만을 묶은 국내 최초 동남아시아문학 전집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 3종을 출간했다.
이번에 출간된 3종은 베트남 소설 '영주'(2015), 인도네시아 소설 '판데르베익호의 침몰'(1939), 태국 소설 '인생이라는 이름의 연극'(1929)이다.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의 첫 번째 도서로 출간된 베트남 소설 '영주'(원제 Chúa Đất, 2015)는 베트남의 최북단인 하장성 옌민현 드엉트엉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몬족의 영주(領主) '숭쭈어다'에 대한 전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소설 '영주'는 숭쭈어다가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중심으로, 그에 매어 살면서 자유와 평등을 갈구한 여성들의 삶,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민중의 봉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쉴 틈 없이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 속에서 몬족의 문화와 관습, 역사와 함께 '파멸을 부르는 인간의 탐욕'과 '여성의 자유와 평등'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의 두 번째 도서로 출간된 인도네시아 소설 '판데르베익호의 침몰'(원제 Tenggelamnya Kapal Van Der Wijck,1939)은 이슬람 단체인 무함마디야의 중책을 맡았던 함카의 종교적 관념과 사상을 담담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미낭카바우(Minangkabau) 지역의 부조리한 전통과 관례를 비판하는 동시에 네덜란드에 강점당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차별 철폐와 민족의 단합을 촉구하고자 집필됐다.
성직자의 시선에서 모계상속 시스템을 고수하는 미낭카바우의 사회 구조적 문제, 전통과 현대 사회 속 갈등과 고민, 그 속에서 고통받는 인간의 모습을 연인의 삶을 통해 정교하고 흥미롭게 표현했다. 세밀하게 묘사된 시대적 상황과, 상징적 등장인물을 통해 당시 인도네시아의 풍경과 민중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의 세 번째 도서로 출간된 태국 소설 '인생이라는 이름의 연극'(원제 Lakorn Haeng Chiwit, 1929)은 왕족 출신 작가 아깟담끙 라피팟이 집필한 태국 현대 소설의 시초로, 당시 태국 지식인 청년이 희망하던 변화된 고국의 모습이 반영된 작품이다.
바비로 불리는 주인공 위쑷의 성장기에 실제 작가가 겪은 어린시절과 유학 생활의 경험 등을 투영해 태국과 서구의 상류층과 하층민의 삶을 정밀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특히 해외 유학생만을 선호하고, 여성이 직업을 갖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태국 상류사회의 민낯을 서양의 현대적 특성과 대비해 생생하게 담아냈다. 유학생이자 신문기자로서 살아가는 주인공의 흡입력 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당대 사회 문화와 대중적 인식을 흥미롭게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