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1일(화)

"좋은 곡 많이 만들어라"...'불법촬영·폭행' 혐의 정바비에 재판 중 '덕담' 건넨 판사

정바비 블로그


[인사이트] 나소희 기자 = 가수 정바비가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재판장에서 담당판사가 정바비에게 격려의 말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성대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과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바비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정바비는 지난 2019년 20대 가수 지망생이자 여자친구였던 여성 A씨를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피해 사실을 지인에게 알리고 2020년 4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또 정바비는 2020년 7월부터 9월까지 또 다른 여성 B씨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Instagram 'orange_psycho'


이날 A씨와 B씨의 사건을 병합해 열린 공판에서 정바비 측은 상대방에게 모두 동의를 얻어 촬영했다며 불법촬영 혐의를 부인했다.


정바비 측 변호인은 "B씨의 뺨을 때리고 오른팔을 당기는 등의 일부 폭행에 대해서만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재판이 끝날 무렵 담당판사는 정바비에게 갑자기 "피고인은 작곡자라 했는데 케이팝 작곡가냐, 어떤 작곡가냐?"면서 직업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정바비는 대중음악을 한다며 주로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했다고 답했다.


정바비 블로그


그러자 재판부는 "나도 음악 좋아하는 편인데 그래서 물어봤다. 좋은 곡 많이 만들어라"라고 덕담을 전했다.


방청석에는 A씨의 유족과 B씨의 가족이 앉아있었고, 재판이 끝난 뒤 A씨의 아버지는 판사의 마지막 질의를 비판했다.  


A씨의 아버지는 "(좋은 곡 만들라고 한 것은) 상당히 부적절하다"라면서 분노하기도 했다.


또 A씨 측 변호인은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더라도, 공소 사실과 관계없는 질문을 던진 것은 이례적이고 황당하다"면서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을 드러냈다.


정바비의 2차 공판은 오는 3월 23일 오후 3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네이버 TV '온스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