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결혼 앞두고 뒷머리에서 4천모 뽑아 '모발이식' 받은 환자 머리카락 안 자라는데 환불로 퉁친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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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서울의 한 병원에서 모발이식수술을 받은 탈모 환자의 모발이 자리 잡지 못하고 실패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탈모 환자들은 치료는커녕 머리카락만 잃었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이런 피해자만 1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7일 MBC '뉴스데스크' 단독 보도에 따르면 10년간 탈모로 고통받던 40대 남성 박모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송파구의 한 모발이식 전문 병원을 찾았다.


당시 박씨는 450만원 상당을 지불하고 모발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은 뒤쪽 머리카락 4천2백모를 앞이마로 옮겨 심는 것으로 6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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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이후 박씨는 하루하루 상태를 수기로 기록하며 머리카락이 올라오길 기다렸다. 하지만 석달이 지나도록 기대했던 머리카락은 나오지 않았다.


병원 측은 '정말 특이한 케이스', '100명 중 한명 있을까 말까 한 케이스'라는 반응을 내비쳤다. 박씨는 "하루하루 고역이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병원은 6개월간 '특이한 케이스'라고 주장했다. 9개월이 지난 뒤에야 당시 사용한 소독약 때문에 머리카락이 나오지 않은 것 같다며 재수술을 제안했다.


살균을 철저히 하기 위해 소독약을 잠시 바꿨는데 그 시기에 모발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모발 생존율이 떨어졌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결혼식을 앞둔 박씨는 "웨딩촬영도 다음 달에 진행되는데 모자를 쓰고 사진 찍을 수도 없으니… 인위적으로 4천2백모가량을 뽑은 상태고 그게 없어진 게 너무나도 후회스럽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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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탈모환자들이 모인 포털 사이트 카페에는 해당 병원 측에서 모발이식수술을 받고 머리카락이 나지 않은 피해자가 10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환자인 방모씨는 부분마취 주사를 160발 맞아가며 3천모를 옮겨심고 머리카락이 나는 걸 돕는 '혈액성분주사'까지 맞았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올라온 머리카락은 3천모 중 1%인 30모가 전부였다.


모발이식수술의 경우 재수술을 받으면 모발이 나는 비율이 첫 수술과 비교해 더욱 낮아진다. 이에 환자들은 사라진 수천모의 머리카락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병원 측은 소독약 때문으로 추정되지만 원인을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며 피해자들의 수술비를 모두 환불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환자는 사라진 수천모의 머리카락에 대한 추가 보상을 요구하며 병원장을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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