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지적장애인에 34년간 '3400만원'만 주고 노동력 착취한 경남 하동 농장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60대 중증 지적장애인을 무려 34년간 자신의 농장에서 일을 시키고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80대 농장주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하동경찰서는 27일 하동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A(80대)씨를 노동력 착취 및 준 상습사기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87년 지적장애인 B씨를 지인의 소개로 자신의 농장으로 데려와 지난 7월까지 매일 7시간 이상 농사와 돈사 관리 등의 노동을 시키고도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가 34년간 지급해야 했던 임금은 약 2억 8000만원에 달하지만 그 중 3400만원만 준 것으로 확인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같은 사실은 중노동에 지친 B씨가 지난 7월 A씨와 말다툼을 벌인 뒤 농장에서 가출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가출한 뒤 인근 마을에서 발견된 B씨를 조사하던 중 노동력 착취가 의심돼 수사에 나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B씨는 지능이 유아 수준으로, 자신이 노동력을 착취당한 사실조차 모를 만큼 인지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노동력 착취를 인정하면서도 학대나 가혹 행위는 일절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동력 착취 사실을 인정한 A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수사를 확대하는 동시에 하동지역 장애인 협회 및 하동군청 등과 피해자 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