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어제(18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곳곳에 많은 눈이 내렸다.
폭설이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 어제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뉴스 자료 화면이 있었다.
바로 눈이 펑펑 쏟아지는데도 꿋꿋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거리를 거는 시민들이 담긴 영상이었다.
영상 속에서 두 시민은 폭설 속을 걸으며 장갑도 없이 맨손으로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손에 꼭 쥐고 있었다.
심지어 눈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손으로 빨대를 막는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이렇게 아무리 춥고 눈이 쏟아져 내리는 날에도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고집하는 사람들을 흔히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라고 부른다.
그런데 손이 꽁꽁 어는 추운 날씨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고집한다면 빈혈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연구팀 발표에 따르면 철 결핍성 빈혈 환자의 약 60.5%가 얼음 중독 현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철 결핍성 빈혈은 철분이 부족해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이들 중 대다수는 빈혈 치료를 받은 후에는 얼음을 찾지 않았다고 한다. 연구진은 혓바늘, 구강 건조, 구내염 등 철분 결핍에 따른 증상이 얼음을 먹는 것으로 일정 부분 해소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철 결핍성 빈혈은 여성에게 흔히 나타난다. 얼굴이 창백해지고 만성 피로를 겪는 게 특징이다. 달걀, 해조류, 소고기, 아몬드, 굴 등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얼죽아들의 치아 걱정도 걱정했다. 특히 아이스 아메리카노 속 얼음은 씹지 말고 녹여 먹는 게 좋다고 전했다.
얼음을 자주 씹으면, 치아 한쪽으로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서 치아에 균열이 생기는 '치아균열증후군'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추운 날씨에 차가운 음료까지 마시면 신체 중심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차가운 음료는 흡수율이 낮기 때문에 장운동을 자극해 복통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