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안드로이드폰과 달리 여전히 라이트닝 케이블이라는 독자 충전 규격 단자를 고집해 온 아이폰.

얼마 전 유럽의 한 대학생이 직접 'C타입 아이폰'을 제작해 경매가가 1억 원까지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USB-C타입' 아이폰이 실제로 출시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IT전문매체 폰아레나는 애플이 내년 출시하는 '아이폰14' 시리즈에 'USB-C타입' 단자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든 모델이 아닌 아이폰14 프로와 프로맥스 등 상위 모델에만 적용할 예정이라고 전망된다.

만약 이 예상이 맞는다면 아이폰에 C타입 단자가 적용되는 것은 아이폰14가 최초다.

애플은 지난 2012년 출시한 아이폰5부터 라이트닝 케이블이란 독자 충전 규격 단자 사용해왔다.

30핀 케이블 대체용으로 등장한 8핀 라이트닝 케이블은 기존 케이블 대비 크기를 대폭 줄여 주목받았다.

매체는 애플이 아이폰14에 USB-C를 탑재하는 이유에 대해 '빠른 전송'을 이유로 꼽았다.

아이폰13 프로의 애플 프로레스 영상이 용량을 많이 차지하는데 이 파일을 편집하려면 라이트닝 전송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이유에서다.

또 유럽연합(EU)의 압박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유럽연합(EU)은 모든 모바일 기기의 충전 단자를 USB-C 타입으로 통일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휴대용 전자기기 충전기를 통일하는 것이 환경과 소비자 편의성에 이로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런 추세에 애플이 USB-C 미탑재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를 피하고자 차기 아이폰에 USB-C 탑재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애플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USB-C 흐름 속에서 아이폰만 라이트닝을 고수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맥북, 아이패드 프로 등은 USB-C 포트를 채택하고 있지만 아이폰만 유독 USB-C 타입 대신 라이트닝 단자를 고집했다.

아이폰만을 위한 별도의 전용 충전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부 아이폰 유저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달 초 유럽의 한 대학생은 C타입 아이폰을 개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스위스 로잔공과대 로봇공학 석사 과정인 켄 필로넬이 제작한 것이다. 베이스 모델은 4년 전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X(텐)이며 색상은 스페이스 그레이, 저장 용량은 64GB다. 이 제품은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에 올라와 1억 원에 최종 낙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