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현대자동차와 기아 차량에 대한 안전 결함을 제보한 전 현대차 직원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으로부터 280억 원가량의 포상금을 받는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9일(현지 시간) 현대·기아차 미국 법인에 정보 제공을 한 내부고발자에게 2400만 달러(한화 약 282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NHTSA가 2015년 자동차 기업 내부고발자와 관련된 규정을 마련한 이후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외신 등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안전법 위반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한 내부고발자는 김광호 전 현대차 부장이다.
현대차에서 25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한 김 전 부장은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세타2 엔진의 결함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 2016년 NHTSA와 한국 정부에 잇따라 제보했다.
이를 토대로 NHTSA는 세타2 GDi(직접분사) 엔진에 대한 리콜 적정성 조사를 진행했다.
NHTSA는 양 사가 세타 2를 장착한 160만 대의 차량에 대해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리콜을 했고, 엔진의 결함에 대해서도 NHTSA에 중요한 정보를 부정확하게 보고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NHTSA는 지난해 11월 현대·기아차에 총 8100만 달러(한화 약 95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김 전 부장이 받게 되는 포상금은 과징금의 30%에 해당한다. 관계법령에서 규정하는 최대 수준이다.
관계 법령상 중요 정보를 제공한 내부고발자에게는 과징금의 최대 30%를 포상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
한편 김 전 부장은 2016년 내부고발 이후 사내 보안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해임됐다. 또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되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내부고발자로 인정받아 2018년 국민권익위로부터 국민 훈장을 받고 2019년에 포상금 2억 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