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지동현 기자 = 두 남편을 살해하고 모친과 오빠의 눈을 멀게 한 사이코패스 여성 이야기가 시청자를 소름 돋게 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대한민국 악인열전 - 피도 눈물도 없이'라는 부제로 '엄인숙 보험 사기 연쇄살인 사건'을 다뤘다.
이날 방송은 16년 전 2005년 2월 13일 서울 강남 화상 치료 전문병원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탕비실에서 코를 찌르는 휘발유 냄새가 났고 경찰은 바로 수사에 나섰다.
현장에서 발견한 증거를 단서 때문에 붙잡힌 범인은 그날 밤 한 편의점에서 쇼핑백을 구입한 후 바로 옆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구매한 여성이었다.
키 167cm의 가녀린 체격에 긴 생머리를 한 29세 여성 엄모씨를 두고 당시 담당 형사는 "곱상했다. 누가 연예인도 많이 봤지만 저런 미인은 처음 봤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한참 만에 입을 뗀 엄씨는 "불꽃이 타오르면 그 안에서 죽은 딸이 아른거려요"라고 화재 이유를 밝혔다.
8년 전 결혼해 딸을 낳은 엄씨는 아이가 3살 때 책상에서 떨어져 뇌진탕으로 사망했다. 그녀에게는 어린 아들도 있어 불구속 수사를 하던 중 엄씨 남동생이 경찰을 찾아왔다.
남동생은 "누나 주변에는 안 좋은 일만 생긴다.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는다"며 누나의 첫 번째 남편과 두 번째 남편, 그리고 딸까지 죽었다고 제보했다.
2번째 남편은 엄씨와 동거 생활을 하는 중 갑자기 화장실에서 넘어져 꼬리뼈가 다쳤고 퇴원할 때쯤에는 눈이 안 보인다고 토로했다.
그의 눈은 무언가가 뚫고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었고 그렇게 실명한 남편은 결국 몇 달 후 세균 감염으로 인한 봉와직염으로 사망했다.
두 번째 남편 사망에 수상한 점은 없었지만 경찰은 첫 번째 남편의 의료 기록들을 확인하고 바로 엄씨를 체포했다.
첫 번째 남편은 뇌진탕 2번과 실명, 흉기로 자기 배를 찔러 응급실에 가는 등 결혼생활 4년 동안 10번 넘게 입원했다.
특히 첫 번째 남편은 두 번째 남편과 똑같은 봉와직염으로 사망했다. 두 명의 남편이 사망에 이른 과정이 일치한 것이다.
엄씨는 경찰이 체포 영장을 내미는 순간 자리에서 쓰러졌지만 병원 검사 결과 아무 이상도 없었다.
경찰은 엄씨 가족들을 찾았지만 엄씨의 오빠와 어머니는 모두 실명 상태였다. 모두 "자고 나니 앞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엄씨의 어머니와 오빠 모두 잠들기 전 엄씨와 단둘이 있었다.
엄씨는 어머니와 오빠에게 약을 탄 음료를 마시게 해 재운 뒤 뾰족한 무언가로 두 사람의 눈을 찔러 실명에 이르게 했던 것이다.
곧바로 엄씨는 체포됐고 그는 범행이유로 보험금을 들었다. 엄 씨가 수령한 보험금은 당시 서울 30평짜리 아파트 가격인 4억 6천만 원이었다.
원하는 건 반드시 가져야 하는 성격의 엄씨는 특정 브랜드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았고 보험금을 타는 족족 탕진했다.
이 외에도 엄씨는 제 가족에게 한 달 동안 안방을 내어 준 베이비시터의 집에도 불을 질러 화상으로 남편을 사망하게 했고 병원에서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준 20대 여성도 눈을 멀게 했다.
그는 사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못 읽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 '사이코패스'였다.
엄씨는 무기징역 형을 받아 16년째 복역 중이며 피해자들에게 사죄하지 않았다.
소름 돋는 이야기를 시청자에게 선사한 이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 5.4%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