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설득은 '말하기'에 관한 학문이다. 오랫동안 설득은 일종의 예술 영역이었다. 현대 미술품처럼 이해하기도 힘들고, 따라 하기도 쉽지 않은 영역이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과학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사회과학자들에 의해 설득 과정은 샅샅이 분해되어 그 속살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50여 년 동안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은 다양한 이론으로 설득이 발생하는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낙관론자들은 이제 평범한 사람들도 설득의 달인처럼 남을 설득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전학의 발견에 의하면 모든 사람은 DNA의 99.9%가 동일하지만, 그럼에도 어느 누구도 똑같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0.1%의 차이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바꾸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설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회과학의 힘을 빌려, 남들과 0.1% 다르게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설득의 가능성을 높이는 말하기의 정답은 바로 이 0.1%에 숨겨져 있다.
이 책은 설득이라는 학문의 세부 영역에 속하는 순응(compliance)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순응은 어떻게 말해야 설득자의 요구(request)에 피설득자가 동의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메시지 효과 차원에서 연구하는 영역을 지칭하고 있다.
순응 관련 연구에서 발견되고 있는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설득 메시지 기법들은 지속해서 학계에 보고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순응 연구 결과물에 대한 체계적인 소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책은 순응 연구에서 발견된 대표적인 설득 메시지 기법들을 소개하고, 나아가 그러한 기법들을 삶의 실질적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