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1년 전 공업고등학교 교장에게 머리 숙인 뒤 벌어진 일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이 올해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수상한 우수 인력을 대거 채용한다.


이번 채용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능 인재 육성' 철학이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11년 전 이 부회장과 공업고등학교 교장과의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18일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와 삼성 계열사는 제56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한 우수 인력을 채용한다"라고 밝혔다. 


채용에 나서는 기업은 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기·삼성중공업·삼성바이오로직스·에스원·삼성웰스토리 등 7곳이다.


삼성전자 / 사진=인사이트


채용 분야는 기계·설비, 전기·전자, 소프트웨어·네트워크, 캐드(CAD) 등이다. 채용 전형은 오는 11부터 12월까지 진행되며 최종 선발된 인력은 내년 1월에 입사하게 된다.


삼성은 지난 2007년부터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한 기능 인력을 매년 평균 100여명씩 채용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반도체 및 배터리 설비 인력을 중심으로 채용규모를 더욱더 확대하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이 같은 행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평소 "제조업의 힘은 현장이며, 현장의 경쟁력은 기능 인력"이라는 신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기능경기대회에 각별한 관심을 내비치며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2007년부터 전국기능경기대회와 국제기능올림픽, 국제기능올림픽 한국 국가대표팀을 후원했다. 후원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인 2억 5천만원을 지원하고 국제기능올림픽 선수들에게도 해외 전지훈련비와 재료비 등으로 7억 2천만원을 지원했다.


지난 2010년 9월에는 삼성전자 경기도 수원사업장으로 전국 공업고등학교 교장회 임원 20명을 초청하기도 했다. 기능인력 육성의 요람인 공고의 교장단에 삼성의 요청과 당부를 전하기 위한 자리였다.


당시 이 부회장 "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능력만 있으면 사회에서 톱클래스 대접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삼성이 만들어 가겠다", "우수한 기능인력을 많이 양성해서 삼성으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또 이 부회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공고 교장들에게 일일이 고개를 숙이며 "훌륭한 인재를 많이 육성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에 초청된 한 인사는 이 부회장의 행보를 언급하며 "기업이 인력공급처인 전문계 고교에 먼저 다가간 사례로 그 자체가 상당한 파격"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