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마지막 순간' 직감하고 5살 아들에게 "내일 또보자" 눈물 참으며 인사하는 시한부 의사 아빠

KBS 스페셜 '앎'


[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죽음이 코 앞으로 다가온 걸 직감적으로 알게 된 아빠는 1년 만에 아들을 만났다. 


아빠와 한참 대화를 나눈 뒤 "내일 또 올게"라던 아들을 두고 그날 밤 아빠는 먼 길을 떠났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일 만나자는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한 시한부 의사 아빠의 안타까운 사연이 올라왔다.


KBS 스페셜 '앎'


해당 사연은 지난 2016년 KBS 스페셜 '앎'이라는 방송에서 처음 소개됐다.


사연의 주인공 故 정우철 씨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외과 레지던트로 근무하던 의사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정 씨는 3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위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암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여러 장기로 암세포가 퍼진 상황이었다.


다행히 동료 의사들이 열과 성을 다해 치료를 한 덕분에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정씨는 조금씩 회복을 했다.


그 무렵 정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암환자들을 직접 만나 상담을 해주기 시작했다.


KBS 스페셜 '앎'


본인 몸도 성치 않은데 다른 암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의사로서 증상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등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한 것이다.


그런데 정씨의 아름다운 선행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정씨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5살 어린 아들에게 만큼은 아픈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정씨는 아들에게 아빠가 미국에 있다고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그렇게 사랑하는 아들을 보지 못 한지 1년이 지난 어느 날 정씨의 상황이 더욱 안 좋아졌고, 정씨는 직감적으로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꼈다.


KBS 스페셜 '앎'


아들은 엄마의 연락을 받고 그동안 미국에 있는 줄 알았던 아빠 정씨가 있는 병원을 찾았다.


그때 이미 정씨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 살이 많이 빠져 얼굴은 홀쭉해졌고 얼굴 색은 노란빛을 띄고 있었다.


그렇게 1년 만에 만난 아들에게 정씨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승욱이가 원하는 직업 가지고 그렇게 잘 살아. 아빠도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


그런 정씨에게 아들도 "아빠 사랑해. 하늘나라 가서 잘 지내요"라고 답했다.


KBS 스페셜 '앎'


그리고는 "내일 또 오겠다"고 말한 뒤 돌아갔다.


그게 두 사람의 마지막 대화였다.


정씨는 또 오겠다던 아들을 기다리지 못하고 아들을 볼 수 없는 곳으로 영원히 떠났다. 


정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아이가 해맑은 모습이 더 마음이 아프다", "아빠가 하늘나라에서 지켜보고 있을테니 너무 슬퍼하지 않길", "아이를 두고 떠나는 마음이 어땠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등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