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지동현 기자 = 삶의 마지막 흔적을 정리하는 유품정리사가 정리하지 못한 물건을 언급하며 시청자를 가슴 아프게 했다.
지난 8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국내 최초 유품 정리 서비스를 도입한 김석중 대표가 출연했다.
고인이 세상과 작별하는 것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는 김 대표는 대기업 퇴사 후 유품 정리 업체를 운영하게 됐다.
이날 방송에서 김 대표는 고인이 남긴 유품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27살 청년이 남긴 유품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세 평 남짓한 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년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구체적인 동기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전역한 지 얼마 안 된 그의 세 평 남짓한 방에는 침대, 장롱, 책상밖에 없었다.
책상 위에는 단백질 보충제 두 통이 있었다. 하나는 가득 차 있었고 다른 하나는 반쯤 차 있었다.
수험 서적도 있었는데 김 대표는 "아마 고인이 스스로 생각한 목표에 비해 만족하지 못할 성적을 낸 거 같다. 그러다가 보니 거기서 좌절을 느낀 거 같다"고 고인의 심정을 추측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상환할 학자금도 갖고 있었던 청년은 좁은 방에서 혼자 조용히 안간힘을 쓰며 이겨내려 했지만 압박감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또 방 한편에는 비행기 티켓과 함께 여행용 캐리어가 남겨졌다.
캐리어는 비어 있었고 곧 제주 여행을 가기 위해 청년이 여행용 가방을 산 것이었다.
김 대표는 청년의 방 정리를 다 끝내고 텅 빈 방에서 펑펑 울었다. 지금의 청년의 현실과 자신의 젊었을 때가 교차된 것이다.
아무런 유언이 없어 김 대표는 유품을 유족에게 전달했지만 유족은 캐리어가 필요 없다며 버리라고 했다.
그러나 차마 버릴 수 없었던 김 대표는 '좋은 일이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유품을 정리하는 데 필요한 도구들을 담는 가방으로 캐리어를 쓰게 됐고, 다른 이들의 유품을 정리하고 나서 유가족에게 전달할 때도 캐리어에 넣어서 주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