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한 덴마크 태권도 선수 리사 게싱(Lisa Gjessing) 선수의 검은띠가 화제를 모았다.
지난 3일 2020 도쿄 패럴림픽 여자 -58kg 결승전에 출전한 리사 게싱은 총점 32 대 14로 영국의 베스 먼로(Beth Munro)를 상대로 이겨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패럴림픽은 게싱의 데뷔전이었고, 그의 금메달은 덴마크의 첫 번째 패럴림픽 태권도 금메달이었다.
게싱이 한국인들의 주목을 받은 건 그가 경기 때 허리에 두르고 나온 검은띠 때문이다. 게싱의 검은띠에는 '리사 그옛싱'이란 글자가 세겨졌다.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표현한 것이다.
게싱은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태권도 세계 챔피언이다. 그러나 21살이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골수암 판정을 받았다.
5년간의 투병 끝에 게싱은 지난 2012년 종양이 자라던 왼쪽 손목을 절단해야 했다. 2004년 그리스 아테네 대회 예선 탈락이 그의 마지막 올림픽 성적이 되는 순간이었다.
손을 절단하고 좌절감에 안긴 그에게 당시 덴마크 태권도 대표팀 감독이었던 비야네 요한센 감독은 패럴림픽 태권도를 제안했다.
그렇게 30대 중반의 나이에 인생의 제2막을 시작했다.
사람들은 팔을 절단한 게싱이 우울감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게싱은 포기하지 않았다.
게싱은 "두 팔이 있다면 많은 일들이 손쉽게 이뤄졌을 거란 아쉬움이 남지만, 절단한 이후로 내 삶은 확실히 더 나빠지지 않았다. 나는 내 삶을 사랑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그렇게 도전한 패럴림픽에서 게싱은 골수암을 이겨내고 금메달을 획득하며 자신이 꿈꿨던 목표를 이뤘다.
패럴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후 게싱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오랜 세월 이 금메달을 원했고 이제 실제로 금메달을 들고 여기에 서 있다. 미친 것 같다"며 자신의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