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그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친일 경찰 노덕술의 끔찍한 악행이 공개됐다.
지난 29일 방송된 MBC 예능 '선을 넘는 녀석들 : 마스터-X' 17회에서는 경술국치일(1910년 8월 29일)을 맞아 '민족의 배신자' 친일 경찰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경술국치일'은 일제의 침략으로 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했던 날이다.
이날 멤버들은 대한민국의 치욕의 역사 경술국치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은 친일 경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분노를 참지 못했다.
특히 김종민은 친일 경찰 중 가장 친숙한 이름인 노덕술에 대해 "별명이 고문 귀신이었다. 일본 경찰보다 훨씬 더 악랄했다고 한다"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노덕술은 죽기 직전까지 구타를 하는 고문뿐만 아니라 '코에 고춧물 붓기', '비행기 태우기'와 같은 듣도 보도 못한 고문을 직접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민은 당시 자행된 고문이 담긴 충격적인 자료를 공개했는데, 그 속에는 '상자에 가둬두고 밖에서 못 박기', '혀 잡아 빼기', '머리카락 뽑기, '손발 묶어놓고 매달아 놓은 뒤 구타하거나 물 먹이기' 등 잔혹한 고문이 많았다.
김종민은 "일본에서 당시 고문 기술을 정리했는데 70%가 다 노덕술이 만든 것이라는 설이 있다"라며 노덕술이 우리 민족에게 잔악무도 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일본 순사가 된 지 1년 만에 초고속 승진을 해 순사부장이 되는 등 누구보다 앞장서 친일 행각을 펼쳤다.
노덕술은 1929년에 일어난 광주학생항일운동 때 만세 시위를 주도한 어린 학생들을 때려잡고 고문하기도 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1945년 8월 15일 광복 후에 발생했다. 노덕술은 광복 후에도 고문하는 고위직 경찰로 승승장구했다.
소련군을 피해 38선을 넘어 남한으로 넘어왔던 노덕술. 그는 벌을 받기는커녕 수도경찰청장의 눈에 들어 수사과장으로 재임명됐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 연구소장 신주백 마스터는 "당시 수도경찰정장은 그를 등용하며 '노씨 등용은 화룡점정의 격'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만큼 임용을 잘했다는 것을 선전한 거다. 친일 행각을 알았으나 문제 삼지 않았다"라고 말해 보는 이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기가막힌 일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일제강점기 때 독립에 힘썼던 약산 김원봉이 1947년 3월 '삼월총파업'의 배후자로 지목돼 체포됐는데 당시 보안과장이었던 노덕술은 그를 '빨갱이'라 폄하하며 뺨을 때리고 온갖 모욕을 줬다.
김원봉은 당시 수모를 당한 후 울면서 "내가 조국 해방을 위해 중국에서 일본 놈과 싸울 때도 이런 수모 당한 일이 없는데 해방된 조국에서 악질 친일파 경찰손에 수갑을 차다니 이럴 수가 있소?"라고 의열단 동료에게 서글픈 심경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